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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진 칼럼> 태영호 前 駐英 북한공사에게 듣다"
정영진 논설위원
 태영호 전 공사는 1962년 북한 평양시에서 태어나 1976년 고등중학교 재학 중 중국 유학을 가서 영어와 중국어를 배웠다. 당시 그와 학업에 함께한 이들이 오진우 조선 인민무력부 부장의 자녀들, 허담 조선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장의 자녀들 등 북한 고위간부들의 자녀들이었다. 

 중국에서 돌아온 뒤 5년제 평양국제관계대를 나온 그는 외무성 8국에 배치되었다. 태영호는 곧바로 김정일 총비서의 전담통역 후보인 덴마크어 1호 양성 통역관으로 선발돼 덴마크 유학길에 올랐다. 

 1993년부터 덴마크 주재 북한 대사관 서기관으로 근무하다가 1990년 대 말 대사관이 철수하면서 스웨덴으로 자리를 옮겼다. 스웨덴 생활은 길지 않았고 곧 귀국해 EU 담당 과장을 거쳐 주영 북한대사관으로 파견 되어 3년 정도 근무하였다. 2015년 김정은의 친형인 김정철이 기타리스 트 에릭 클랩턴의 런던 공연장을 찾았을 때 동행하기도 했다. 

 주영 공사로 재직 중 2016년 8월 17일 가족과 함께 우리나라로 망명을 하였다. 공사는 대사 다음 서열로, 탈북 외교관 중에서는 최고위급이다.  한국 망명 후 강연, 방송 출연, 저술 등 다방면에서 적극적이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2018년 보수주의 변호사 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이 제정한 제1회 북한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미주의 대학생 단체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은 2018년 11월 7일 태영호 전 공사에게  “가만히 있으라”며 “통일에 방해되는 행동을 당장 멈추라”는 내용의 협박성 이메일을 보내 강연이 경호상의 문제로 취소되는 등 신변의 위협을 받기도 했다.

 작년 상반기 서점가의 가장 큰 화제작은 태영호 전 공사가 쓴 《3층 서기실의 암호》이었다. 출간 세 달 만에 10쇄를 찍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이 책은 단편적인 북한 실상이 아닌 다양한 권력 심층부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주목을 받았다. 당 중앙위 3층에 있는 서기실은 북한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통치행위를 가리킨다. 그만큼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데 그는 북한 내 금기어로 통하는 ‘서기실 비밀’을 과감하게 풀어헤쳤다

 국내 안보단체가 지난 6.18.(화) 수원시 소재 더 아리엘 컨벤션에서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를 초청해서 개최한 ‘북한 김정은의 핵 도발 저의와 주민들의 실 생활상 공개’ 제하의 안보포럼 강연회를 개최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북한이 핵 도발에 나서는 이유를 우리 국민이 정확히 알고, 그들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도록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의 기존 핵 전략과 하노이 회담 후 북한의 핵 전략에 대해서 ‘북한의 핵 전략에 대해서는 북한 특유의 1인 독재 체제의 특성상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에 따라 한미 등 관련국들의 추측은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며, 협상 대응 전략 수립에 실패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또 “북한은 한국ㆍ미국과 달리 ‘언론의 감시와 비판’이 존재하지 않아 막무가내식 핵 도발 정책을 펼칠 수 있다”며 “북한이 핵 도발을 감행하는 이유는 미국을 향해 ‘대한민국을 지킬 것이냐, 미국 본토의 안전을 지킬 것이냐’라고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그는 “북한의 노림수는 미국이 핵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고 주한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시키는 것”이라며 “우리 국민이 이런 북한의 전략을 꿰뚫어보고 현명하게 대처할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군사력이나 경제력은 월등히 남한이 앞서는 것은 분명하나 통일이라는 관점에서는 분단국가의 특성을 유념해야할 것이라고 주의를 주면서 주한미군의 철수가 가져올 영향에 대해서 1974년 평화협정 후 미군철수가 가져온 월남 패망의 경우를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북한의 핵협상 전략은 기본적으로 협상과 대화로 시간을 끌면서 동시에 핵무기를 고도화하는데 있다면서, 이스라엘, 파키스탄, 인도의 경우를 통해 전략과 전술만 잘 쓰면 결국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핵 국가 출현 때마다 달라진 동북아 구조를 활용하여 한반도 분단구조와 주변 강대국들의 대립구조를 파고 들어가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특히, 한국과는 정세악화와 평화공세를 배합하여 한국민들의 시선이 비핵화가 아니라 평화에 집중시킴으로써 북한 핵에 대한 면역이 생기도록 유도하는데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를 이용, 한미일 공조를 차단하여 주변 강대국들을 각개격파하는 김일성의 「갓끈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유에 대해서 미국이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구조와 순서에서 북한의 논리 즉 ‘先 신뢰회복, 後 비핵화’를 그대로 수용한 실수를 범해, 북한이 先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 先 신뢰회복을 요구하는 북한과의 협상이 난관에 부딪혀 회담이 결렬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양국간 신뢰회복이 얼마나 걸리겠느냐?”는 질문을 던지면서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1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시간이 가면 그 때까지 핵무기를 그대로 보유하려면 속셈”이라고 분석을 했다.

 그나마 하노이 회담의 성과라고 한다면 김정은이 추가 우라늄 농축 시설의 존재에 대해 인정도 부인도 하지 못하게 만들어 ‘무오류의 최고존엄’이 핵시설 은폐를 인정하게끔 만든 성과를 거두었다면서, 하노이회담을 통해 북한은 대북제제에 대한 북한의 취약성을 노출시켜 결국 장기전 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시 말해, 김정은의 포스트 하노이 회담 전략은 1)내부결속 2)우군확보 3)장기전에 대비한 경제구조 개편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향후 북한은 △기존의 핵 시설은 포기하되 현재의 핵무기는 그대로 보유하면서  비핵화가 아니라 ‘핵 군축’을 요구할 것이며 △제재문제에서 보편성이 아니라 특수성의 원칙으로 추가 제재를 차단한데 주력하고 △중국에는 쌍중단(북핵 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쌍궤도(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조미 평화협정 체결))지지를 요청하는 한편 러시아에는 단계적 합의, 단계적 이행을 계속 지지토록 요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전략연구실장도 “북·미 협상이 마땅치 않자 러시아, 중국을 끌어들여 판을 키워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하였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베테랑 외교관 출신답게 국제정세의 흐름과 김정은의 핵도발 저의를 심도 깊게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강연하였다. 참석자들은 그의 탁월한 분석과 식견에 많은 공감을 하는 분위기였다

 그는 그의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 말미에 “나는 통일의 과정을 북한의 노예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나는 과정으로 묘사하고 싶다. 노예들이 촛불을 들 그날은 머지않았다. 나는 그날까지 실천하는 통일, 움직이는 통일, 행동하는 통일 운동을 만드는 데 미력한 힘을 다하고자 한다.”라고 통일에 대한 그의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 갓끈전술 : 김일성이 1972년 초 「김일성 정치대학」졸업식에서 행한 연설에서 유래된 전술명칭이다. 김일성은 이 연설에서 「남조선정권은 미국과 일본이라는 두 개의 끈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사람의 머리에 쓰는 갓이 두 개의 끈 중에서 하나만 잘라도 머리에서 날아가듯이 남조선 정권은 미국이라는 끈과 일본이라는 끈 중 어느 하나만 잘라버리면 무너지고 만다. 남조선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일본의 두 끈 중에서 어느 하나만이라도 잘라내기 위한 갓끈 전술을 써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영진/밀양뉴스 논설위원
통일정책연구원교수   arirang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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