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문민정부에서 신설되었다가 이명박 정부의 '작은 정부'란 기치 하에 폐지되었던 해양수산부가 부활되었다. 우리 국민들은 물론 위정자들까지도 우리나라를 작은 나라로 치부하고 있다. 언제까지 뿌리 깊은 사대주의와 패배주의에만 머물 것인가. 우리나라가 작은 국가, 즉 '변방의 작은 나라'란 사고에는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역사는 대륙으로의 진출만이 영토 확장이란 사고에 치우친 듯하다. 해양대국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절대 절명의 시점에서 해양수산부 부활은 당연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해양영토 수호와 국토의 효율적 활용 방안에는 관심이 없는 듯했다. 그러면서도 아이러니컬하게 2020년 세계 해양 5대 강국을 부르짖었다. 모르긴 몰라도 삼면이 바다인 우리 국토를 관조의 대상이자 낭만이 서린 미지의 땅으로 생각했을까. 그건 아니다.

우리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북한지역도 대한민국 영토에 속하는 한반도의 일부를 이루는 것이므로 우리의 주권이 미친다. 그러나 대륙으로의 진출은 같은 민족이면서도 핵으로 위협하는 이질집단인 북한 때문에 막혀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그러면 바다로 돌려보자. 그에 접한 부속도서도 우리의 영토임은 기정사실이다. 동으로는 독도, 남으로는 이어도로 이어지는 영해는 타국의 땅일 수 없는 우리 땅이다. 이러한데도 영해가 일본과 중국의 간교한 덫에 걸려들고 있다. 그 대응에는 항상 저자세와 뒷북을 치고 있다. 

독도와 이어도는 국제해양법이 보장하는 영해, 배타적 경제수역, 대륙붕 등의 본질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가. 신 한일어업협상 당시 주요 쟁점은 배타적 어업수역의 범위, 독도와 중간수역의 설정, 중간수역의 동쪽 한계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측의 주장을 대부분 수용하는 외교력 부재를 나타냈다. 그 결과 어업권과 영토권의 분리를 명기하지 않음으로써, 일본으로 하여금 더욱 공공연히 독도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였다. 

1951년 해군이 발견한 이어도는 중국과 배타적 경제수역 획정을 둘러싼 해양 경계획정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이어도 또한 영토분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한국과 중국 간의 협상으로 정리될 영유권의 문제이다. 우리는 중국과 배타적 경제수역 경계획정을 위하여 수십 차례의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양국은 국제중재를 거부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력을 발판으로 해양영역도 확대하려 하고 있다. 군사력도 근해에서 벗어나 대양해군력으로 발전하고 있다. 만약 이어도를 기점으로 배타적 경제수역을 획정하는데 합의한다면 중국해군은 서해와 동중국해의 작전지역이 좁아질 것이 뻔하다. 이에 대응하는 것도 만만치가 않다는 사실에 직면해 있다.  

전 지구상에는 자국을 위한 자원 경쟁의 최 첨병인 부서가 있다. 실제적으로 지구 표면의 71%인 바다를 누가 지킬 것인가. 산소생산 71%,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85%를 저장하며. 금을 비롯한 망간 단괴가 무진장이며, 인류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식량생산의 보고인 게 바다이다. 광합성 량으로 환산해도 연간 2억 톤 이상의 식량을 지속생산 가능하고, 인류에게 무한대로 공급할 에너지 전체를 생산 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 보고인 게 바다임이 기정사실임에도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

요즘 각 부 장관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이러한 청문회는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말도 많고 탈도 많다. 다시 말해 부동산투기, 변칙증여 등의 세금포탈, 병역미필, 위장전입은 필수코스인 게 꼴사납기에 역겹기 때문이다. 이러한 도덕성 문제에서는 청문회 통과를 순조롭게 내다보지만, 전문성과 적격성 문제를 검증해야 할 장관후보자는 없는 가이다. 바로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 내정자가 아닐까. 박근혜 정부가 전문성을 최대한 강조하지만, 그것만으로 선택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다분하다. 인사청문회가 도덕성 문제에만 치중하는 탓에, 지리학을 공부하고 산하기관 본부장 출신에 정부의 연구용역을 받던 윤 내정자는 유유자적 비껴있는 형국이다. 여느 내정자와 달리 바로 도덕성이 아닌 ‘전문성과 적격성’이 문제된다. 이에 국민과 국회는 해양수산부와 그 수장에 관해서는 등잔 밑이 너무 어둡지 않냐. 

수출품의 95%이상을 바다를 통해 운반하는 세계 10위권 무역대국. 그 항로를 지켜야 하는 대양해군과 해양경찰을 효율적으로 협조 또는 지휘할 중차대한 자리임은 분명하다. 독도와 이어도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지하벙커에 숨지는 않아야 하는데, 1만 정예 해양경찰을 진두지휘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외교부만의 형식과 관행을 탈피하여 공격적 마케팅 대상이 되는 바다. 식량자급률 24%인 우리나라는 곧 닥칠 식량안보 또한 바다에서 생성해야 할 것이다. 

환경의 보호 유지와 산업생산을 아울러 균형 있게 국가 이익을 위한 전문적 식견과 정치력이 요구되는 해양수산업의 수장감이 그렇게도 없을까. 경제적, 전략적, 해상교통의 요충지임은 물론 국민의 정서적 가치가 있는 바다를 통한 국부창출 마인드가 제고되어야 할 것임에 국민과 국회는 다른 각도에서 검증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 파이팅’을 외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