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 꽃//피었네 피었네 우리나라 꽃/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 꽃"이란 동요는 유치원에서부터 울러 퍼지건만, 진정 무궁화는 청와대 문양에만 있단 말인가.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무궁화는 어데 가고 '사쿠라 사쿠라 우리나라 꽃/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 꽃'이라고 외쳐야 할 판국에 넋이 나가지 않냐. 

그 많고 많은 꽃 중에서 하필이면 벚꽃축제에 광란의 질주인가. 우리나라 꽃 무궁화는 온데간데없이 잊고는 연인 간에, 가족 간에 손에 손을 잡고 민족의 얼과 혼까지 잊고 왜색조의 벚꽃에 취하는 게 아무 거리낌도 없는 형색이 애처로우면서 통곡할 일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양에서는 무궁화를 이상향인 샤론의 장미(rose of sharon)라 하여 '꽃 중의 꽃'이라 칭송하고 있다. 우리나라 상고시대를 조명하는 <단기고사>와 <환단고기>는 무궁화를 각각 '근수'와 '환화 또는 천지화'라고 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지리서인 <산해경>에서는“군자의 나라(우리나라)에 훈화초(무궁화)가 있어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진다"고 하였다. 옛 부터 우리나라를 '근역' 또는 '근화향'이라 불렀으며, 무궁화가 많이 서식한다는 기록이 있다. 

이처럼 동서고금을 통하여 우리의 국화(國花)인 무궁화에 대해 고아하고 순결한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있다. 또한 여느 국가와는 달리 구한말부터 국화인 무궁화는 국가나 황실이 지정한 게 아닌 우리 국민 스스로 정했다는 점이다.   

만개한 사쿠라 아래에서 즐기는 '하나미(花見: 꽃놀이)'는 일본의 국가적 행사이자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벚꽃이 일제 식민지시대 때 제주도산 왕벚꽃이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설과 백제시대 때부터 건너갔다는 설이 분분하나, 그들에게 관습적으로 국화 격이다. 

일본 에도시대 때 두 여인이 사쿠라 아래에서 봄을 만끽하는 게 부러운 눈길로 쳐다보는 서민층 여인의 그림도 있을 정도이다. 벚꽃은 일본인의 정신과 마음이 담긴 민족 꽃인 반면, 무궁화는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이 담겼음은 물론이다. 더구나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란 구절은 애국가의 가사가 아니던가.   

일제는 무궁화가 태극기와 함께 한민족과 조국을 상징하는 강력한 존재임을 간파하고 국화말살정책을 강행, 무궁화를 심지 못하게 하면서 심어진 무궁화조차 모두 캐내도록 해 사쿠라를 심도록 하였다. 이러한 서러운 역사를 겪고도 정작 우리나라에는 무궁화 강산이 아닌 ‘벚꽃강산에 벚꽃축제’는 있어도, 무궁화축제‘가 없단 게 통탄할 일이 아닌가. 이 나라 위정자나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친일을 배격한다는 단체는 식민사관에 취한 것인지 아니면 무지의 극치에 짓눌려 있는 것인지 배격을 실행하기는커녕 일언반구도 없는 게 아이러니다.  

사실상의 일본의 국화나 마찬가지인 벚꽃이 삼천리강산을 뒤덮고, 무궁화강산은 없는 듯하다. 이에 36년간이나 짓밟은 일본이 지금이라도 개과천선하여 벚꽃축제를 벌이는 우리에게 감사하다는 의미에서 무궁화축제라도 열기나 할까. 어림없는 소리다. 그들의 침략 근성은 오늘도 끊임없이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다. 식민지시대 그들이 뿌린 벚꽃놀이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도쿄를 옮겨놓은 듯하고 전국 각지에서도 질펀하게 벌어지고 있다. 

더욱더 기가 찰 노릇은 국회의사당과 그 주변이 벚꽃이 만개함에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인다는 점이다. 하기야, 배신과 거짓말이 난무하는 정치 사기꾼인 '인간 사쿠라'와 '일본 사쿠라'가 공존의 늪에서 한강변 샛강의 바람결에 하늘거리는 모습이 구역질을 넘어 토할 정도다. 일제가 무궁화를 캐내고 그 자리에 사쿠라를 심었듯이, 다 캐내고는 다른 용도로 활용하고 벚꽃에 대한 축제가 없는 무궁화동산을 만들어 '무궁화축제'를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