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대통령은 1961년 정보조직으로 유명한 미국의 CIA본부 낙성식에서 "정보활동의 실패는 크게 선전되지만 성공은 세상에 발표되는 일이 없다. 이해되는 일은 적지만 오해받는 일은 많고 보상되는 일이란 거의 없다."고 했다. 

정보는 그렇다. 스파이활동은 성공된 것은 묻혀지고 실패라도 하면 이해관계자 정치욕심자들이 물고 늘어진다. 한국의 중앙정보부(안기부, 국정원)는 교육, 제도 등이 미국이 CIA와 다를바 없다.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고 한 것은 헌신적 임무를 다하겠다는 의미가 있다.  

영국에는 '스파이야말로 최고의 지식인이며 신사가 아니면 안된다. 최고의 애국자가 선택하는 기사도이다'는 철칙이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완비된 첩보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는 러시아와 미국인데 이 두 나라는 모두 국내 대학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인재들만 골라서, 물색해서 입교시킨다.

부수되는 조건은 학문에서만 우수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기억력, 주의력, 운동신경, 주벽의 유무, 능변가여야하고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관계까지 적정기준을 조사한 다음에야 이들의 채용여부를 결정하는 신중성을 기한다. 

정보에 있어서 공작은 기본이다. 그 기원으로는 토로이와 그리스가 싸웠을 때 사용된 트로이목마를 들게된다. 트로이는 견고한 성벽안에 들어박혀 있었기 때문에 그리스의 맹렬한 공격에도 끄떡하지 않았다. 그런 중 어느날 그리스군은 단풍나무로 만든 커다란 목마를 성문앞에 놓아 두고는 급히 퇴각했다. 

날이밝아지자 트로이군은 그리스군들이 어제 까지만 해도 개미 한마리 헤어나지 못하리 만큼이나 성을 둘러싸고 있던 것과는 달리 병사들은 없어지고 멀리 바다를 보니 그리스 함대가 퇴각하고 있는것이 보였다. 남아있는 것은 커다란 목마만 있으니 이게 무엇일까? 

어째든 오랫동안 성을 둘러쌌던 적군이 물러갔으니 전쟁은 이긴것이라 여기고 목마를 성안으로 끌여다 놓고 축배를 들었다. 트로이 군사들이 주연으로 곯아 떨어져 잠든 사이 목마의 뱃속에 숨어있던 20명의 병사들이 기어나와 거리의 요소요소에 방화를 하고 성벽위에 올라가 봉화를 통해 신호를 보내서 잠시 퇴각해있던 병사들은 일제히 상륙하고 성안으로 쳐들어갔다. 이때 취안을 부비면서 적군의 공격이라고 정신을 차린 트로이 사람들은 이미 점령당한 상태가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나기 1200년전 일인 이 '트로이목마 사건'을 정보활동의 효시로 보고 있다. 한편 스파이 활동은 아득한 옛날 인간이 지상에 출현한 그 때로 소급해서 추론해 볼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스파이활동, 최근의 정보와 첩보활동을 분석해서 체계를 세워 정립한 사람은 손자(손무)이다. 

손자병법에 간첩에는 향간, 내간, 반간, 사간, 생간의 다섯가지가 있고, 향간과 내간은 장소적 정보제공자, 즉 현지 주민 중의 제보자를 말하는 것이고, 반간은 이중스파이를 말한다. 나아가 손자는 대정보, 심리전, 기만술, 보안, 날조자 등에 대해서도 쓰고 있는데 지금으로부터 2500여년 전에 이런 것을 이론화 시켜놓았다는 것이 놀랄만한 일이다. 

영국의 정보부는 자기가 직접 여자공작원을 고용하지 않는다. 제1차 세계대전당시 영국을 위해 활약했던 벨기에 농민의 딸 마서 마켄나를 현지 근무자가 고용했고, 독일에서 활동한 진 알리 레니안(인도의 왕족출신)도 영국 정보부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다. 스파이활동으로 이름을 남긴 마타하리(샛별같은 눈동자의 뜻, 본명은 마가레드가또루드 자라)는 모국인 네델란드에서는 총리대신, 베를린에서는 황태자 등 인사들과 접촉하고 고급 정보활동을 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