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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진칼럼> 주사파 대부 김영환에게 듣다."
- 김일성 토론 후 사회주의 허상 깨닫고 전향 -
정영진 논설위원
 국내의 유명한 안보단체가 주최한 ‘김영환 초청 안보세미나’에 참석을 했다. 강사는 김영환씨(이하 경칭 생략)이다. 그가 누구인가! 80년대 학생운동을 이끈 대표적 인물로  대학가 주체사상 교범이었던 「강철서신」의 저자로 국내에 주사파 이론을 처음 유포한 인물이다.

 언론 보도에서 그에 관한 기사를 종종 접했고 TV에서도 그가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한 적이 있어 그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알고 있었지만 주사파의 대부요, 민혁당의 총책으로 활동했던 그의 얼굴도 직접 보고, 강연도 직접 듣고 싶었다. 그의 첫 인상은 큰 키에 마른 체구에 눈초리가 매우 날카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평범한 범인(凡人)은 아닌 것 같은 첫인상이었다.

 서울대 법대 공법학과 82학번인 그는 교내 동아리인 '고전연구회'에 가입하면서 학생운동에 투신, 1985년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에 관련돼 지명수배 되었다. 문제의 「강철서신」이 세상에 처음 나온 것은 1986년 초 '강철'이라는 필명으로 '미제의 스파이 박헌영으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제목의 문건을 배포했고, 이후 '수령론', '품성론' 등 문건을 시리즈로 주체사상을 대학가와 노동계에 퍼뜨렸다. 

 그는 1986년 민족해방노동자당 사건과 관련,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1988년 형집행정지로 출소했다. 그 후로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에서 조국통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다가 1989년 북한이 남파한 공작원에 포섭돼 노동당에 입당한 뒤 '관악산 1호'라는 암호명을 받았다. 민혁당을 조직하고 '반제청년동맹'에 가입한 뒤 중앙위원으로 활동하다가 1990년부터는 민혁당의 총책으로 활동을 했다. 1991년 남파간첩 ‘김철수’에게 포섭되어 북한이 보낸 공작선을 타고 밀입북하여 김일성을 만나기도 했다. 

 그러나 1999년 사상전향문을 쓰고 석방된 후, 주체사상에 회의를 느끼고 전향해 북한 인권운동가,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으로 변신, 활동하고 있다. 그러다가 2012년 중국 요령성 다롄(大連)에서 탈북자를 도와주는 활동을 하던 중 중국 공안에 체포·구금되었다가 정부의 석방교섭으로 114일만에 간신히 풀려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북한의 오늘과 내일’ 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지난 10∼15년 동안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은 과연 북한에 대한 압박 봉쇄가 효과가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면서 ‘처음에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북한 경제는 제재·압박에도 버티고 있으며 오히려 나름대로 장마당 경제활동 허용 등으로 경제가 개선되었으면 되었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어려워지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정은 정권은  우리 언론에서 보도 하듯 곧 붕괴될 수 있을 정도로 불안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정은 체제가 어떤 측면에서는 북한주민들로부터 오히려 200만 명 이상의 아사자를 가져온 김정일 체제보다 더 지지를 받고 있다고 분석을 했다. 그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하고 냉정한 분석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먹고 살기 힘든 인민들을 수탈하고 뇌물을 공공연히 요구하는 부정부패한 당 고위관료들을 수용소로 보내거나 총살시키는 것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오히려 속 시원 하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마치 남의 일인 냥 개의치 않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도 피력하였다.

 그는 강연에서, 김정은은 절대 핵보유를 포기하기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지난 연말 망명한 주영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도 기자회견에서 이를 재확인하였다.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은 다음에 김정은은 잘사는 북한을 만들기 위한 다음정책으로 경제에 치중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다소 교조적이고 보수적인 김정일보다는 더 경제발전에 치중하는 정책을 앞으로 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마당 시장을 단속하기보다는 그냥 내버려두는 것도 북한 경제 개선을 위한 김정은 나름대로의 경제정책이라면서 이와 같은 북한 경제의 개선은 대북제재에 형식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중국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그 바탕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그는 중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한 이후에도 여전히 북한 경제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서 이를 중국이 형식적인 제재만 하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북핵 등 대북정책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김영환은 강연회 본론에서 우리의 대북정책은 북한에 대해 초강경 정책이나 온건 정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 가지 안을 소개했는데, 그 일례로, 전쟁을 각오한 강력한 대북 강경조치도 고려할 수 있으나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다른 대안으로는 북한정권체제 붕괴를 목표로 한 대북공작 강화를 제시했다. 대북공작 인력을 지금의 100배로 늘려 북한 체제의 붕괴를 직접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자기가 알기로는 국내총생산(GDP)의 0.1%에 불과한 대북공작 예산을 100배로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과연 이를 정부나 국회가 할 수 있는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니면 온건정책으로, 북한 체제를 그대로 인정하고 북한과 대화와 타협, 교류·협력하면서 서서히 붕괴되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대 법대를 다닐 만큼의 명석한 두뇌를 가진 그가 어떻게 주체사상에 그렇게 쉽게 빠지고 또 어떻게 그렇게 한순간에게 주체사상을 버리게 되었는지 아직도 이해가 잘 안된다. 그러나 그의 표현을 빌리면, 엄청난 고민과 번뇌와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전향에 앞서 자기와 학생운동을 같이 한 핵심동료들에게 ‘주체사상을 버리고 북한 민주화를 위한 운동을 시작하려는데 동참을 해 달라. 그렇지 않고 각자의 길을 가게 되면 나중에는 결국 우리는 적과 적으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는 그의 비장한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그는 북한이 보낸 공작선을 타고 평양에 가서 보았더니 북한사회가 자기가 그리고 있던 사회주의 사회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사회보다 더 불평등한 사회였고, 북한에서 토론을 한 주체사상 학자들도 본인의 생각은 하나도 없이 화석화한 김일성의 말만 되풀이해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고 후일담을 소개를 했다. 김일성을 만나 주체사상에 대해 토론을 했는데 주체사상에 대해 김일성 본인조차도 잘 모르는 것 같았고, 더욱이 1930년대식 사고에 고착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증언을 하였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를 부정하고 투쟁만 일삼고 있는 종북세력들은 김일성과 6시간 직접 대면토론한 후 주체사상에 대해 큰 실망감은 물론 북한 사회주의의 허상을 깨달은 후 전향하여 온 몸을 던져 북한민주화를 위한 운동을 벌이고 있는 ‘주사파 대부’의 말에 귀를 기울어야 할 것이며 편향된 이데올로기 굴레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할 것이다.

정영진 
논설위원/통일정책연구원 교수
arirangnews@hanmail.net



  등록일 : 2017-02-27 [09:09]  [뒤로] [인쇄]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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