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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위치: i밀양평론

  "<정영진 칼럼> 공(功)과 과(過)"
정영진 논설위원
  지난 5월 16일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과 양지회(국정원 전직직원 모임)가 공동으로 개최한 제1회 안보강연회가 박정희대통령기념관에서 열렸다. 약 250명이 참석한 강연회에서 김승규 전 국정원장은 축사에서 해외정보기관을 방문했을 때 각국의 정보수장들이 ’어떻게 한국이 오늘날 같은 강국이 되었느냐?‘라는 질문을 꼭 하는데 그 질문에 대해 ’첫째는, 대한민국 국민이 똑똑하고 부지런하다. 둘째는, 훌륭한 지도자가 있었다‘고 대답했다는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이지수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16 군사혁명 62주년을 맞이해 열린 ‘대한민국의 성공과 대통령의 역할’이란 제목의 강연에서 Commandership과 Leadership의 비교분석으로 강연을 시작하였다.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 정신과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서 강연하면서 "대한민국과 미국은 공통점이 있다. 영국과 같이 자연스러운 변화와 개혁을 거쳐 ‘만들어진 나라’가 아니라 미국과 한국은 외부세력과의 투쟁 즉 건국혁명을 통해 ‘만든 나라’라는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미국이 독립전쟁과 건국 초기 스페인·멕시코와의 전쟁 등을 거쳐 나라가 건설되기 시작한 것과 대한민국이 6.25 전쟁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라가 세워진 것이 공통점이라고 지적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건국의 아버지들을 ‘Founding Fathers’라고 기리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누가 이 나라를 ‘만들었는가’에 대한 합의조차 없는 현실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의 지적은, 전쟁을 극복해낸 이승만 전 대통령을 건국의 아버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논리로 귀결된다. 또한 전쟁을 거치며 성장해 국가경제의 기틀을 만든 5.16 혁명 세력을 ‘나라를 만든 사람들’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이 교수는 "미국은 군사령관 출신 지도자들의 이른바 ‘Commandership:군사 지휘관의 리더십’을 건국의 동력으로 인정한 반면, 우리나라는 ‘군 출신 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해 독재라는 인식이 아직 만연하기 때문"이라며 "미국은 ‘누가 나라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합의가 있고, 우리나라는 그것이 없다"고 개탄했다.

 지금의 우리나라는 88올림픽도 개최하고 2002 월트컵 축구대회도 성공리에 개최하였지만, 1960년대는 국민소득이 수백 달러에 불과해 간신히 유치한 1970년 아시안게임마자 경제개발에 들어갈 돈이 급한데 스포츠 행사에 달러를 쓰기에는 여유가 없어 결국 벌금 20만 달러까지 물어가며 개최권을 반납해야만 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야당 지도자가 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 드러눕는 등 극렬한 반대시위에도 불구하고 조국 근대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여 세계가 부러워하는 고도 경제성장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 오늘날 세계 경제규모 10위, 무역대국 7위, 자동차 생산국 ‘빅5’의 나라가 되는 발판을 만들었다. 

 세계인의 칭송을 받고 경제발전의 롤 모델이 된 그였다. 키신저와 토플러는 “산업화 후, 민주화의 초석을 다진 위대한 혁명가를 독재자라고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했고, 심지어 공산권의 후진타오, 푸틴, 김정일도 새마을 운동을 평가하였으며, 등소평은 박정희 대통령의 정책을 교과서로 삼았다고 한다. 특히 국가경제성장의 라이벌이있던 싱가포르 초대 총리 리콴유(李光耀)는 "박 전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성공에 대한 강한 결단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그가 없었다면, 한국은 산업국가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국내 평가는 개인이나 집단의 생각이나 이념에 따라 크게 엇갈리고 있다. 고도 경제 성장을 이룩한 대통령, 민족 중흥을 실현한 탁월한 지도자 등의 긍정적인 평가와 군사쿠테타 주동자요, 친일매국노이자 독재자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양립하고 있으며 이러한 의견차는 대한민국의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혹은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민족주의와 반공주의 등을 가르는 하나의 상징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모택동은 문화대혁명에서 수천 명을 죽이는 등 적지 않은 과오를 저질렀다. 그러나 등소평은 「건국 이래 약간의 역사 문제에 관한 당의 결의」에서 모택동의 功過는 7:3이라면서 “모택동이 있었으므로 지금의 중국이 존재한다”고 높이 평가를 했다. 그의 평가가 마오쩌둥에 대한 가장 적절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박정희 대통령은 功은 8이요, 過는 2가 아닐까? 미국 국민이 역대 대통령중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꼽는 링컨 대통령은 남북전쟁시 자신의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수십 개 신문을 폐간시키고 편집장 등 언론인들을 체포·구금시키는 등 언론을 탄압하였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링컨을 독재자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미국인들도 엄격히 功過를 따지지만, ‘과’보다는 ‘공’이 많을 때는 ‘공’을 돋보이게 하여 ‘영웅’을 만든다.
  
  이 땅에서 ‘보릿고개’를 없앤 박정희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욕한다. 그러면서 3대에 걸쳐 세습독재를 하고 있는 자들에게는 꼬박꼬박 ‘민족의 태양’이니 ‘위대한 위원장’이니 ‘장군님’이라고 경칭을 붙인다. ‘이밥에 고깃국’은 커녕 배고파 ‘지상낙원’을 탈북한 북한 주민이 3만 명이 넘었고, ‘최고존엄’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졸았다고, 그보다 한발 앞서 나갔다고 기관단총으로 공개처형을 당하는 북한이 좋다고 따르는 주사파 종북세력이 지금도 버젓이 국회에서, 시민단체에서, 종교단체에서 ‘통일’ ‘평화’ ‘민주’ ‘인권’이라는 듣기 좋은 달콤한 목소리로 양의 탈을 쓰고 활동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한민국은 ‘만든’나라로 출범해서,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나라다. ‘만든’ 나라는 ‘만든’이들이 존재하며, 이들을 ‘國父’라고 부른다. 우리의 현실을 보면, 300만 명의 전상자를 낳은 한국전쟁 전범인 김일성은 항일투사로 미화하고 경애하면서도, 공산주의에 맞서 오늘날의 자유민주주의를 누리게 해 준 이승만 대통령은 3·15 부정선거 등의 과오만 트집 잡아 독재자로 욕하고, 참배도 안 하는 일부 재야·진보좌파의 편협된 이념이 이 나라를 분열시키고 있다. 

 참으로, 우리는 너무 야박하게 功은 空(0)으로 깎아내리고, 過는 너무 誇하게 부풀리는 나쁜 근성을 가지고 있는 민족이 아닌지 모르겠다. 절대적인 기준으로 본다면, 흠결 하나 없는 완벽한 지도자가 어디 있겠는가? 過는 묻어주고 功은 功대로 평가해주는 것이 지속적인 국가발전을 위한 우리의 바람직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정영진 논설위원
통일정책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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