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14일 오전 국제열차를 타고 중국 단둥(丹東)을 떠났다. 

북한에 입국하기 전 핸드폰을 휴대해서는 안되며 핸드폰을 휴대하면 몰수당한다는 것과 북한에 우호적이지 못한 문서나 자료를 소지해서는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북한 관원의 소개에 의하면 신문매체 기자의 신분으로 초청을 받고 북한을 방문하는 기자는 많지 않으며, 북측은 반년간이나 나의 ‘역사와 표현’(편집자 주=개인 이력과 기사)에 대해 엄격한 심사를 한 뒤에 초청했다. 

국제열차는 깨끗하기는 했지만 복도는 짐짝과 과일 상자, 꽃바구니로 꽉 찼다. 

4월 15일이 북한에서 가장 큰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로 사흘간 연휴이기에 중국 특히 랴오닝(遼寧)성에서 사업하는 북한인들이 귀국하며 가져 가는 것이었다. 

열차가 (압록)강을 건너자 단둥에서 본 고층건물이 보이지 않았다. 비록 양안은 다 같은 하늘을 이고 있지만 양안의 광경은 같지 않았다. 

10분이 안 되어 열차가 신의주역에 도착했다. 신의주 특구는 여전히 존재하고 신의주 세관의 검사는 이전과 같았다. 

신분증과 입국장, 건강증명서 검사에다 짐 검사와 호주머니 검사 등 5가지 검사를 받았다. 검사는 엄격했지만 검사원들은 예절이 밝고 표정이 제법 부드러웠다. 

평양을 향해 떠나던 중 룡천을 경유했는데 폭발시 생긴 큰 구덩이는 거의 다 메워지고 백여채 새 집이 폐허지에 들어섰다. 

이번에는 전과 달리 어디로 가보고 싶으면 안내자의 동반하에 그 어느 곳으로도 가 볼 수 있었다. 

물론 촬영이 허락되지 않은 곳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말해서 아무 것이나 사진을 다 찍을 수 있었다. 

시 중심에 위치한 평양호텔에 투숙했는데 양각도국제호텔에 평양에서 유일한 오락장소가 있다는 말을 듣고 하루는 호기심에 호텔을 몰래 빠져 나와 지도에 명기한 방향으로 양각도호텔을 찾아 갔다. 

평양에는 택시가 아주 적은데 외국인이 안내원 없이 타면 관련부문에 보고를 하기에 대동강변을 따라 밤길을 걸어서 양각도호텔에 갔다. 

전력난으로 가로등이 켜져 있지 않아 어두웠지만 강탈이나 절도 등의 사건이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근심하지는 않았다. 

호텔의 홀과 상점, 그리고 슈퍼는 다 텅텅 비어 있었다. 도박장은 호텔의 아래 층에 위치했다. 도박장 입구에서 도박장 안까지는 중문(中文)으로 안내 표시를 했으며 영문(英文)은 별로 없었다. 

도박장 한편에는 베이징(北京)에서 왔다는 여 도박꾼이 ‘자그마한 도박’을 하고 있었으며 다른 한편에는 중국 남성 3명이 ‘큰 도박’을 하고 있었다. 

도박장 책임자는 조선 아가씨였으나 복무원은 거의 중국인이었다. 

도박장을 나와 오른쪽으로 굽어 들어보니 장식이 호화로운 사우나 욕장이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 가격을 알아보았더니 ‘특수봉사’가 있다고 대답했다. 한시간 ‘특수봉사’ 가격은 132유로란다. 마사지(편집자 주=여기서 마사지는 스포츠 마사지를 가리킴)와 음료 한 컵이 포괄되어 있다. 

조용하고 깨끗한 평양시는 나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떠나기 전날 저녁 북한측 인사가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우리가 현상을 하면서 간단한 검사를 하겠다”면서 “선생이 홀로 외출한 것을 다 장악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진을 검사해본 결과 ‘정치’ 문제가 없다고 전달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