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금 상환이 어려워 이미 6개월 이상 연체된 사람들은 50%까지 빚을 탕감해 준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50%를 갚을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국민행복기금에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인원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과거 신용회복기금 운영 사례를 볼 때 7년이 안 된 연체채무에 대해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비율은 37%였다. 7년이 넘은 연체채무에 대해 일부 빚 탕감과 상환기일 연장을 요청하는 사람은 23%에 불과했다.

금융위가 국민행복기금이 은행 비은행 대부업체 등으로부터 매입할 연체채권 중 실제로 채무조정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율은 35.7%다.

금융위는 국민행복기금 지원 대상이면서도 자발적으로 신청하지 않으면 7월 이후에 개별 통지해서 신청 의사를 확인할 계획이다. 채무조정 신청을 독려해 지원 대상을 최대한 늘려보겠다는 의도에서다.

하지만 애초에 채무조정 신청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채무조정 권고를 받는다고 신청에 나서는 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행복기금 출범을 둘러싸고 금융권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 1월 연체율은 0.99%로 전월 말 0.81%에 비해 0.18%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0.21%포인트 높은 수치다.

정은보 금융위 사무처장은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빚을 탕감하고 나머지를 장기분할 상환으로 돌려주는 것은 이번 한 번으로 국한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무불이행자들은 상황이 악화되면 정부가 2차 감면 등 '카드'를 들고 나올 가능성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