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함락 이후 8개월 이상 잠적 중이던 사담 후세인(66) 전 이라크 대통령이 14일 새벽(현지시각) 고향인 이라크 북부 티크리트의 한 농가에서 체포돼 미국이 주요전투 종결선언을 한 지 7개월여만에 최대의 전기를 맞게 됐다.
폴 브리머 이라크 최고행정관은 14일 기자회견에서 “폭군은 포로가 됐다”고 말문을 열고 “13일 오후 8시30분 티크리트에서 16㎞ 떨어진 안와르에서 혼자 은거해 있던 농가 지하실에서 체포됐다”고 밝혔다. 리카르도 산체스 이라크 주둔군 지상군 사령관은 “미 제4사단 병력과 특수수대원들이 단 한발의 총도 쏘지 않고 부상자도 없이 후세인을 체포했다”면서 “후세인은 6x8피트 크기의 지하 구덩이에 숨어 있었다”며 후세인 체포작전인 ‘붉은 새벽작전’ 과정을 설명했다.
<시엔엔방송>은 미군 관계자들이 앞서 체포된 이라크 정권 전직 요인들을 바그다드 공항으로 데려와 문제의 인물이 과연 후세인 전대통령 본인인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대질신문을 벌였으며 유전인자 확인과정도 거쳤다고 전했다.
앞서 이라크 쿠르드애국동맹(PUK)의 한 고위 관리는 “후세인이 티크리트의 한 가옥에 은거 중이라는 첩보를 접수한 뒤 쿠스라트 라술 알리가 이끄는 쿠르드애국동맹 특수부대가 미군 특수부대와 함께 작전을 수행해 후세인을 체포했다”고 말했다고 밝혀 이번 후세인 체포작전에는 쿠르드족의 첩보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이란 은 이라크 과도통치위원인 쿠르드애국동맹(PUK) 지도자 잘랄 탈라바니를 인용해 후세인 체포 사실을 제일 먼저 타전하면서 “미군 당국이 몇 시간 안에 후세인의 체포 사실을 공식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최대 동맹국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이날 미군당국의 기자회견에 앞서 발표한 성명 통해 “후세인이 지난밤 체포된 것을 매우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라크 침공에 반대했던 게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도 “본인은 큰 기쁨속에 체포 소식을 접했다. 이번의 성공적인 작전에 축하를 보낸다”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긴급 축전을 보내는 등 전세계 국가들이 시시각각 알려지는 소식을 접하면서 반가움을 표시했다.
<에이피통신>은 이날 후세인의 체포사실이 알려진 직후 쿠르드족의 중심거점도시인 키르쿠크와 바그다드 등에서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 주민들이 축포를 쏴대고 있다고 전했다. (바그다드/외신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