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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석의 100세일기] '국보 1호' 양주동 박사… 늦게 철드는 사람이 행복하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나는 사람 복이 많은 셈이다. 첫 직장이었던 서울 중앙학교에서는 김성수 밑에서 일했다. 연세대에 와서는 백낙준, 정석해, 최현배, 김윤경, 양주동 같은 대선배들과 함께 지냈다. 그중에서 인간미가 풍부하고 정이 통했던 사람은 이상하게도 양주동 선생이다.

그는 내가 중학생 때 평양 숭실전문학교 교수였고 향가 연구로 일본과 한국학계에서 인정받는 수재였다. 항상 자신을 '대한민국 국보 1호'라고 자랑했을 정도였다. 그런데도 때로는 어린애 같은 순진함을 지니고 살았다.

'국보 1호' 양주동 박사… 늦게 철드는 사람이 행복하다 
일러스트= 김영석
 
오래전에는 흥사단이 주관하는 금요 강좌가 있었다. 저명인사들이 강사로 초청받곤 했다. 양주동 선생은 언젠가 흥사단에서 초빙했더니 "강사료가 얼마냐"고 물었다. 60분씩 강연을 하는데 3만원이라고 설명한 직원에게 "내가 두 시간 하면 6만원을 주느냐"고 다시 물었다. 그러겠다고 양해가 되었다.

강연을 끝낸 양 선생이 "나 빨리 갈 데가 있으니까 강사료만 달라"고 재촉했다. 담당자가 "강사료는 사모님이 조금 전에 받아 가셨는데요"라고 했다. 낙심한 양 선생이 "그러면 난 헛수고한 셈이 아니야. 왜 나한테 허락도 안 받고 주었어? 6만원 다 줬어? 내가 3만원이라고 했는데…"라면서 실망스러워했다는 얘기다.

후배인 사학과 이 교수가 양 선생 옆집에 살았다. 한번은 추운 날씬데 선생이 대문 앞에서 들어가지 못하고 앉아 있었다. "무슨 일이세요?" "마누라가 뿔이 났어" "왜요?" "강사료로 한잔했거든" "그러면 우리 집에 들어와서 쉬세요." "아냐, 그랬다간 오늘 못 들어간다고…." 그래서 걱정하면서도 웃었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또 다른 얘기다. 안병욱 선생이 나에게 "양주동 선생이 젊어서 유도선수였어요?"라고 물었다. "그런 일이 있었겠어요? 내가 잘 아는데" "아니야. 어디서 강연을 하면서 '내가 이래 보여도 젊었을 때는 유도가 4단이었어' 라고 했대요"라는 것이다. 후에 내가 양 선생에게 "선생님, 대학생 때 유도를 했어요?" 물었다. "내가 유도는 무슨 유도를 해?"라며 놀라는 것이다. "학생들한테 강연을 하면서 그랬다면서요?" 내가 재차 물었다. 선생은 잠시 생각해 보더니 "오~ 내가 한번 후라이 까본 거지(허풍이었다는 뜻이다). 그걸 믿는 학생들이 바보지. 내가 언제 유도를 했겠어"라면서 "김 선생도 그렇게 믿었어?"라고 반문했다.

오히려 내가 이상하  다는 눈치였다. 안병욱 선생에게서 들었다고 했더니, "안 교수는 내 대학 후배인데 그런 걸 물어봐"라면서 '안 교수가 철이 없구먼'하는 표정이었다.

그런 일화는 수없이 많다. 그 양 박사를 일본에서는 일본학자를 앞지른 향가 연구가로 높이 평가해 주었다. 왜 그런지 나는 양 선생을 잊지 못하고 있다. 양 선생이 제자 격인 나를 믿어 주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제휴안내구독신청



  등록일 : 2020-04-04 [11:26]  [뒤로] [인쇄] [기사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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