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유족은 “아버지가 지난 4일 오후 8시쯤 미국 버지니아 집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낮잠을 들었다가 깨어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940년 전북 순창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교 시절 군 단위 씨름 대회에 출전해 우승했고, 유도대학에(현 용인대)에 진학했다. 1964년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탈락한 후 충무로의 한국배우전문학원에 다니며 영화배우의 꿈을 키웠다.

학원에 출강하던 김수용 감독과 인연을 맺은 윤씨는 1967년 김 감독의 영화 ‘빙점’에서 조연을 맡으며 데뷔했다. 이후 상투를 틀고, 턱에 수염을 붙이고, 들짐승 가죽옷을 입고 날카로운 검을 든 모습으로 검객물 붐을 이끌었다. ‘’필살의 검’, ‘내장성의 대복수’, ‘월하의 검’ 등 검객물 20여 편의 주연을 맡았다. 신성일, 윤정희와 함께 김기덕 감독의 영화 ‘별이 빛나는 밤에’에 주연으로도 출연했다.

1970년대 후반 검객물 붐이 쇠퇴하자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 ‘물레방아’, ‘씨받이’ 등 토속물과 ‘아제아제 바라아제’, ‘일송정 푸른 솔은’ 등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주로 김수용, 임권택 감독의 영화에서 활약했다. 가장 최근에는 2001년작 영화 ‘천사의 시’에서 주연을 맡았다.

1985년 한국영화인협회 영화배우분과위원장, 1986~1988년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을 맡아 일부 영화사에 영화 제작 독점권을 준 영화법 개정 운동을 펼쳤다. 한국 영화사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영화배우협회 명예회장 직위를 얻었다.

1996년 15대 총선에 전북 순창·임실 지역구에 출마한 바 있으며 1990년대 중반에는 대한유도회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유도 대표팀 단장을 맡았다.

유족은 부인 서성미씨와 사이에 두 아들을 뒀다. SBS 공채 7기 탤런트인 윤태웅씨, 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윤세웅씨다. 장례식은 13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각) 버지니아주 센터빌의 ‘함께하는 교회’에서 영화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이대근, 이구순, 원미경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