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은 지난 4일 비주류의 결사체인 ‘쇄신연대’ 출범식에서 강경한 말을 쏟아냈다. 정 의원은 연설에서 “민주당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빼고 몽땅 뒤집어엎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됐을 때 제1야당은 ‘친박당’이었다. 민주당이 솔직히 제2야당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쇄신연대’는 야당 사상 전무후무한 당 내 당의 모양을 갖추고 있다. 이는 정 의원이 지난 2월 10개월 만에 복당한 이후 몸을 낮춰온 것과 대조되는 언행이다. 그동안 ‘쇄신연대’에서 2선에 위치하며 정세균 대표 등 지도부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자제한 것과도 비교된다. 왜일까.
정 의원의 발언은 8월 말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겨냥하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정세균 대표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을 직접 목표로 설정한 것이다. ‘담대한 진보’ 등의 노선 설정도 타깃은 여기에 맞춰져 있다.
자신이 직접 출마하든, 비주류 단일 후보를 내세워 지원하든 민주당 대주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비주류의 구심점이자 대표주자로서 위치를 세우지 못할 경우 그의 최종 목표인 2012년 대선 후보에 오를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이번에 어떻게든 승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의 정면 ‘도발’에 주류 측은 즉각 반발했다. 주류 핵심인 최재성 의원은 5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당의 지도적 위치에 있던 분으로서 과도한 해석을 하고 선동하는 듯한 말을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비주류의 공격이 거세지는 차에 정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아 반격에 나선 것이다. 주류 측 한 의원은 “정 의원이 복당하면서 말했던 백의종군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라고 비난했다.
주류·비주류 간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는 박지원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의원의 ‘제1야당은 친박당’이라는 발언에 대해 “어떻게 (세종시 수정안 부결이라는) 성과까지 폄훼해 도를 넘는 발언을 하는지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중립 성향의 김효석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주류·비주류가) 국민은 안중에 없고 오직 계파의 이익·기득권 유지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정신차려야 한다”고 양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