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구의원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얻기 위해 동료 의원에게 금품을 건넨 적이 있다”는 내용의 양심선언을 했다. 이 구의원은 지방의회에서 이 같은 뇌물수수가 ‘관행’처럼 이뤄지는 도덕적 불감증이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의회 마동환 구의원(52·민주통합당)은 2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7월15일 마포구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출 때 상임위원장에 출마했다”며 “선출투표 전날 새벽 한 동료의원 집을 찾아가 한 표를 부탁하기 위해 현금 200만원을 놓고 왔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의원이 ‘돈을 받지 않겠다’고 해 다음날 돌려받았다”고 덧붙였다. 마 의원은 당시 상임위원장 선출에서 탈락했다.

마 의원은 양심선언을 한 이유에 대해 “늦게나마 나의 잘못을 구민들에게 밝히고 반성해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누구에게도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고백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 의원은 지방의회의 부패 정도가 도를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의장단 선출 당시 한 동료의원으로부터 ‘당신도 협조를 했으면 5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는 받을 수도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관행이라는 미명 아래 계속 뇌물수수가 이루어지고 의원들이 ‘자정결의문’까지 채택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며 의회 내부의 자정기능이 상실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9월 2008년 제5대 마포구의회 의장단 선출과정에서 돈을 주고받은 전·현직 의원 12명 중 6명을 구속했다.

마포구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마 의원은 당시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ㄱ의원이 주민들에게 탄원서를 받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사퇴를 촉구해 왔다. 마 의원은 “내 잘못을 덮어두고 남의 잘못을 이야기하고 그들에게 윤리를 강요할 수 있겠는가 하는 마음에 양심선언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양심선언으로 뇌물죄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의원직에 연연하지 않고 법의 심판을 받을 각오가 돼 있다”며 “주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의회가 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