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작년 11월 엄격한 관리를 통해 매칭 서비스가 진행된다는 말을 믿고 한 결혼정보업체에 126만5000원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했다. 하지만 정작 첫 만남에 나온 상대방은 A씨의 프로필조차 몰랐고 "이번이 벌써 8번째 만남" "이것도 더는 할 짓이 아니다"며 자리를 떴다. A씨는 회원 탈퇴와 전액 환불을 요구했지만 "이미 1회 만남이 진행됐다"며 업체로부터 거절당했다.

지난 3월 240만원을 내고 결혼정보업체에 회원으로 가입한 B씨는 주택·주식·현금을 보유한 중소 제조업체 사장이라는 남성을 소개받았다. 하지만 정작 대화를 나눠보니 원룸에 살고 있었고, 사장은커녕 사업 실패로 형 밑에서 기술을 배우는 중이었다. 다음으로 소개받은 남성은 만난 자리에서 다른 여자로부터 계속 카카오톡 메시지와 전화가 왔고, 수시로 밖에 나가 통화를 했다. B씨는 전액 환불을 요구했지만 업체로부터 거절당했다.

결혼정보업체로부터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이 끊이질 않고 있다. 허위 정보 제공, 불성실한 소개, 가입비 환불 거부 등 유형도 다양하다. 결혼중개업체로부터 피해를 당했다며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상담 건만 지난해 1744건에 달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피해 예방 주의보까지 발령한 바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피해 사례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소개 조건 미준수나 불성실 소개다. 상대방이 동성동본(同姓同本)이거나 커플매니저의 조카였다는 건 '애교'에 속한다. 결혼정보업체로부터 지방 국립대 출신이라고 소개받았던 남성이 최근 TV 미팅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알고 보니 전문대 출신이었던 경우도 있었다.

실제 피해를 당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적지 않은 고객이 상대방이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결혼정보업체에 책임을 돌리지만 상대방이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최근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한 정모(여·37)씨는 "저녁 6시에 만난 소개 남성이 곧바로 '저녁 약속이 있다'고 하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업체 측에서 아무나 대충 내보낸 것 아닌가라는 의심이 강하게 들었지만 실제 그런 것인지, 정말로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국내 결혼정보업체는 1050개, 국제 결혼정보업체는 1680개 수준이다. 국내 결혼정보업체는 한국인끼리, 국제 결혼정보업체는 한국인과 외국인을 연결해준다. 현행법상 결혼정보업체는 거짓된 정보를 제공할 경우 등록 취소 및 영업 정지는 물론 형사 처벌도 가능하지만 이 중 지난해 행정 처분을 받은 건 70여건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