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자신이 출연해 거짓으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가짜 장수비결을 알린 유명 TV 프로그램이 자신의 발목을 잡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1979년 유가증권위조죄로 징역을 살게 된 안모(59)씨. 그는 수감 생활을 하면서 복권 위조에 처음 눈을 뜨게 됐다. 출소 뒤엔 본격적으로 복권 위조 사업(?)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그러나 복권 위조라는 흔치 않은 범행에 그는 쉽게 꼬리가 잡혔다.

또다시 징역살이. 범행이 거듭될수록 동일수법 전과자를 대상으로 끈질기게 수사에 나선 경찰에 그는 더욱 쉽게 붙잡혔다.

1979년부터 시작된 그의 위조 범행은 2002년까지 모두 7차례나 반복됐다. 징역살이한 것만도 10여 년 가까이 됐다.

마지막 범행으로 징역 2년을 살고 나온 그는 또다시 위조의 유혹에 흔들렸다. 그러나 쉽게 붙잡힐 것이 걱정됐던 그는 섣불리 범행을 저지르지 못했다.

그러던 중 무료급식을 하며 작은 교회를 운영하던 어느 목사에게 한 자신의 거짓말에서 번뜩이는 생각을 떠올렸다.

무료급식을 받기 위해 찾은 곳에서 우연히 한 목사를 만났고 급식을 얻어먹기에 염치가 없었던 그는 자신이 고아인데다 90살이 넘도록 주민등록증 없이 살아왔다고 소개했다.

그의 딱한 사정에 이 목사는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으로 주민등록증을 받을 수 있도록 주선했고 그는 2009년 3월 1915년생으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다.

그러나 이것은 또 다른 복권 위조 범행을 위한 그의 잔꾀에 지나지 않았다. 또 고령의 노인에게 주는 노령연금과 장수수당 등을 챙기기 위한 그의 술책이었다.

목사에게 주민등록증을 새롭게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는 더욱더 교묘한 거짓말로 자신의 과거를 꾸몄다.

무료급식을 타 먹으면서 노인들에게 들은 '고령의 노인에게는 많은 수당이 나온다'는 이야기는 그를 더욱 솔깃하게 만들었다.

99세의 노인으로 나이와 신분을 감쪽같이 속인 그는 청주의 한 동네에 방을 얻어 48개월 동안 노령연금과 장수수당, 기초생계비 등을 챙겼다.

틈틈이 복권도 위조해 당첨금을 챙기는 일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