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서민층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구 광역수사대는 최근 서민층을 대상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발급해주겠다고 속여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두 4억 5000만원을 뜯어낸 일당을 붙잡았다. 일당은 모두 21명. 총책·관리책·상담원·현금인출책 등 각자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인 대출 사기극을 펼쳤다. 이들에게 당한 사람들만 모두 109명이었다.

경기 시흥경찰서도 최근 20명으로 조직된 사기범 일당이 벌인 대출사기를 적발했다. 이들은 “고객님은 1000만원 대출이 가능합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대량으로 뿌려 이를 보고 문의한 피해자 43명에게서 채권보증비 명목으로 1억3600만원을 뜯었다. 부산에서는 1025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20억원 상당의 대출사기가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경찰청은 이처럼 최근 대출을 빙자해 돈을 가로채는 사기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며 7일 긴급주의보를 발령했다.

대출사기 사건은 올해 들어서만 모두 6603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자동응답전화(ARS),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해 대출을 해주겠다고 연락한 뒤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가로채는 식이다. 피해액만도 299억원에 달했다.

경찰은 대출사기가 같은 기간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발생 건수 1402건(피해액 134억원)보다 건수에서 4.7배 가량 많은 수치라고 전했다.

경찰이 소개한 주요 사례로는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이 어려운 사람에게 보증보험 가입 등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행위’ ‘신용등급을 높여주겠다며 금전을 요구하는 행위’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저금리 대출을 알선하겠다며 금전을 요구하는 행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