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협정을 서두르는 아이젠하워 미 정부에 맞서 싸웠던 이승만 대통령이 美 유력지 <이브닝 스타>에 기고한 기고문의 제목이다. 이 대통령은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미 의회에서 연설도 하고, 윌슨 대통령, 트루먼 대통령, 루즈벨트 대통령, 하이젠하워 대통령, 맥아더 장군 등 미국 조야를 상대로 많은 외교 활동을 펼쳤다. 이승만은 구한말 과거 준비를 그만두고 배재학당에서 신학문을 공부하다가 미 선교사의 도움으로 미국 유학을 떠나게 된다. 미국으로 건너가 조지 워싱턴대 학사, 하버드대 석사를 거쳐 프린스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양인으로 무려 미국의 유수한 대학 세 군데서 학위를 받은 것이다. 이 모든 학구열은 자유롭고 독립된 국가를 세워야겠다는 일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너무나 확고했다. 그가 있었기에 오늘날 자유와 번영을 누리는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기초해 건국될 수 있었다. 2차 세계대전 전후 식민지 독립운동 지도자들인 인도의 네루와 인도네시아의 수카르노는 모두 사회주의로 기울었다. 전후 독립운동 지도자 중에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지닌 지도자는 이승만뿐이었다. 

 어느 나라나 건국의 주된 공로자가 있다. 흔히 國父하고 부른다. 건국의 아버지는 바로 나라의 기둥이요 뿌리다. 뿌리가 흔들리는 나무는 결코 살 수가 없다. 현재 대한민국의 뿌리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최근 어느 조사에서 대한민국 건국일을 모르는 국민이 67%나 된다고 한다. 대한민국 국민임에도 나라의 탄생부터 부정당한 우리 국민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오랜 세월동안 거짓에 함몰되어 스스로를 부정해 왔다. 건국 과정과 건국 대통령을 스스로 난도질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단 하나도 없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에 대한 미국인의 사랑은 대단하다. 영국군 장교 출신이었지만 그것을 문제 삼는 미국인은 없다. 미국 전역에 100여 개의 기념비와 동상이 서 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도 그의 이름에서 따왔다. 인도 민족운동의 정신적 지도자 간디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의 독립을 주도한 인도 건국의 아버지이다. 인도의 모든 지폐에는 전부 간디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 튀르키예 국부 케말 파샤도 튀르키예의 모든 관공서 건물은 말할 것도 없고 대부분의 튀르키예 회사들, 심지어 길거리 노점까지 그의 사진이나 어록을 벽에 걸어두고 있다. 도시 중심가에는 반드시 그의 동상이 서 있다. 튀르키예 모든 지폐에는 그의 초상화를 그려 넣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초대 대통령 이승만에 대하여 그동안 정치역학의 희생물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느 나라든 건국 초기에는 굉장히 혼란스럽다. 그 혼란을 뚫고 대한민국의 토대를 닦은 건국 세대의 공로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 중심에 이승만이 있었다. 이승만 건국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도 없을 것이다. 냉전체제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 한국군 증강, 무상경제원조를 받아낸 것은 그의 큰 업적이다. 특히 극동의 이름도 잘 모르는 조그만 땅덩어리의 분단국이 최강국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이끌어 낸 이승만 대통령은 탁월한 전략가로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대한민국이라는 철로를 깔았다. 그 철로를 따라서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과 국민의 노력으로 경제 기관차가 전력 질주를 했다. “박정희의 기관차가 이승만의 레일 위를 힘차게 달렸다”는 ‘건국전쟁’의 자막은 정곡을 찌르는 레토릭이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의 기관차를 탈선시키려 온갖 꼼수를 쓰는 일부 세력이 존재하고 있다. 심지어 거꾸로 달리려고도 한다.

 4·19 이후 ‘이승만’은 일종의 금기어였다. 지난 70년간 우리나라 곳곳에 스며든 친북좌파 세력들은 각종 거짓과 선동으로 ‘이승만 죽이기’에 열중하였다. 이들은 교육계, 언론계, 법조계 등에 침투하여 오랜 기간 집요하게 세뇌한 결과로 국민 대부분에게 이승만 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친일파’, ‘한강 다리 끊고 도망간 대통령(Run승만)’, ‘부정선거를 한 독재자’로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거짓말도 계속하면 진실이 된다. 괴벨스가 살아와도 오랫동안 세뇌된 이승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꿀 수는 없을 것 같다. 친북좌파는 지금도 이승만을 모함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 어디에서도 감히 이승만이라는 이름조차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보훈부에서 이 박사를 <2024년 1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하자 비판이 쏟아지고, 연예인 이영애씨가 이승만기념관건립 모금에 동참하자 야당 정치인들을 비롯한 누리꾼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심지어 한 역사 강사는 영화 ‘건국전쟁‘을 가리켜 대놓고 ”역겁다“는 혐오 발언을 내뱉었다. 그러나 이 박사가 없었더라면 五星장군이 열 살 먹은 아이에게 무릎 꿇고 입 가리고 말하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United we stand, devided we fall)” 

 이 박사가 해방 이후 국민 단결을 호소하면서 쓴 정치적 구호다. 그동안 친일파, 독재자, 런승만 등등으로 왜곡된 이미지를 이제는 바로 잡을 때가 되었다. 한 지도자를 단편적으로 평가해선 안 될 일이지만, 이승만을 지나치게 폄훼한 것은 시정되어야 한다. 물론 무조건 우상화하는 것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건국 당시 대한민국은 자원도 없고, 인재도 없고, 제대로 된 기술 하나 없는 가난하고 헐벗은 신생독립국가였다.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시장경제원칙을 지켜 가는 노력은 7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부단히 계속되고 있다. 이승만박사가 열강의 틈바구니와 공산세력과의 싸움에서 대한민국을 세우고 지켜냈던 것만큼이나 힘든 ‘제2의 건국전쟁’이다. 

  지금도 건국전쟁은 진행 중이다.

정영진/본지논설위원
통일정책연구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