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제선 원자력 총국장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국제원자력기구 실무대표단을 초청한다"고 밝혔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미 지난 3월 평양을 방문해 사찰단 파견과 관련한 기본적인 논의를 마친 만큼 사찰단이 들어가게 되면 동결 핵시설의 대상과 범위, 방법 등을 논의하고 곧바로 핵시설 동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IAEA는 BDA자금이 미국 연방준비은행을 거쳐 러시아 중앙은행을 통해 북한 계좌로 송금키로 결정한 이후 방북 준비를 마친 상황이어서 언제든지 북한을 방문할 수 있는 만큼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곧바로 실행에 들어갈 전망이다.

2.13합의는 두달간의 이행기간을 설정하고 1달내 BDA자금 송금 후 1달내 핵시설 동결을 명시한 만큼 북한의 동결작업은 앞으로 1달 이내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북한이 취할 다음 행동으로는 미국을 포함한 6자회담 참가국들과 협의를 재개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달 15일 BDA문제 해결 후 IAEA 실무대표단 초청 의사를 밝히면서 "미국측과는 핵시설 가동중지 후의 단계조치를 심도있게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명백히 했었던 만큼 북미 양자회담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미국의 아시아소사이어티 주최 윌리엄스버그 회의 참석을 위해 몽골을 방문하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귀로에 중국을 방문하게 되면 베이징(北京)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의 양자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미간 양자접촉을 통해 핵시설 동결 이후 상황에 대해 심도있는 협의를 갖고 이 협의내용을 바탕으로 6자회담을 이어간다는 시나리오이다.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부상은 지난 1월에도 2.13합의에 앞서 베를린에서 만나 회담의 대략적인 틀을 마련했던 만큼 유사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는 북미 양자회담 및 6자회담과 더불어 북미관계 정상화를 논의하는 실무그룹회의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이미 올해 테러지원국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전보다 유연한 자세를 보인 만큼 불능화 단계에 대한 논의와 더불어 테러지원국 및 대적성국 교역금지대상 해제 문제를 논의해 결과를 얻어내 북미관계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2.13합의'에 따른 6자 외무장관회담을 통해 북미 외무장관간 논의틀을 구축해 정치적 신뢰를 구축하고 힐 차관보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평양으로 초청해 북미관계를 고위급 외교를 통해 푸는 노력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IAEA사찰단의 초청은 예정된 수순에 따른 것"이라며 "'2.13합의'의 이행지연으로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잃은 만큼 보다 공격적으로 북미간의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북한은 '2.13합의' 이행에 나섬과 동시에 러시아와 협의를 통해 BDA자금을 손에 쥐는 작업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국 금융기관이 미래에 입을지 모를 피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러시아가 BDA자금의 인도적 사용 약속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외교채널의 협의를 통해 이 자금을 손에 넣을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