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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고난의 행군' 재실시 추진 "

지난 10일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북한이 연일 대규모 군중 집회와 언론 매체를 동원한 선전전을 펼치며 반미(反美)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1993년 3월 첫 탈퇴 선언 때보다 훨씬 강도가 높다는 게 정부 당국의 분석이다.
탈퇴 정부 성명이 나온 다음날인 11일 평양 김일성광장 등에서 1백만명이 모인 지지 군중대회가 그 시발점이 됐다.
93년 10만명 집회가 열렸고 평양 인구가 2백5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런 군중대회는 평남 평성시 등 지방도시로 확대되고 있다.
NPT 탈퇴를 "미제 침략자들의 뺨을 호되게 후려 갈긴 것"이라는 등 주민들의 대미 자긍심을 고취하려는 표현들이 쏟아지고 있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17일자는 "미제의 핵 공갈이 다른 나라들에는 통할지 몰라도 우리 공화국에는 절대로 통할 수 없다"는 글을 싣는 등 주민들에게 결사항전을 선동했다.
이와 함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반미 교양사업도 부쩍 강화됐다.
중앙TV는 14일 지역별로 매일 수백명의 주민을 계급교양관에 참관토록 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13일자는 "미제와의 판가리 싸움에서 영예로운 승리자가 될 것을 맹세하는 투쟁의 노래"라며 6.25 당시 불리던 전시 가요를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이 연초부터 고난의 행군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신년 공동 사설에서 제시한 고난의 행군 주장이 NPT 탈퇴 국면과 맞물리면서 힘을 얻고 있다는 얘기다.
고난의 행군은 본래 30년대 항일활동의 어려움을 상징하는 말이었으나, 94년 7월 김일성 사망 이후 북한이 겪은 식량난 등 체제 위기를 일컫는 표현이 됐다.
북한은 2000년 10월 노동당 창건 55주를 계기로 고난의 행군이 종결됐음을 선언하고, 그해 12월 30일 중앙방송을 통해 "다시 상기하지 않으련다"고 밝혔지만 최근 다시 거론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연초부터 고난의 행군을 다시 들고나온 것은 미국과의 대결 국면의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주민들의 결속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등록일 : 2003-01-19 [13:35]	[뒤로] [인쇄] [기사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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