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개성공단 착공식 이모저모 " |
|
△북측 리종혁 조선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30일 착공식 행사장 앞까지 나와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등남측 대표단을 일일이 악수로 환영했다.
김진호 토지공사 사장은 행사에 앞서 환담을 나눈 자리에서 "오랜 시간동안 분단돼 법적,제도적,문화적 차이가 있어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있다"며 "북측에서 개성특구법 하위규정 11개 중 28일 발표된 2개 외에 나머지도 빨리 발표하는 등 뒷받침해달라"고 주문했다.
리 부위원장은 "현대아산과 토지공사에 고맙다"며 "개성공단 건설은 온민족의 염원이 담긴 사업인 만큼 잘되리란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정몽헌 회장은 "남북이 여러 사업을 했지만 본격적인 경제협력은 처음"이라며 "여러 어려움이 많지만 최선을 다해 사업이 성공되도록 하겠다"고 감회를 밝혔다.
이어 김진호 사장은 "개성공단은 민간 수주의 첫 사업으로 의미가 크다"며 "남북 공동의 이익이 되고 민간교류 확대 계기가 되도록 남북한의 확고한 의지로 경제적 논리만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활짝 갠 날씨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던 리종혁 부위원장은 민주당 남북특위 김옥두 위원장을 소개받자 "지금까지 정치의 역할이 미약했었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도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또 박주선 의원에게는 "대검 중수부, 특수부 근무할 때 이야기 많이 들었다"며"중수부, 특수부는 북한이 중요하게 지켜보는 대상"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한편 김진호 사장은 "거리도 가까운데 왔다 갔다 하다보면 실제 사업추진 시간만 늦어진다"며 "공사 현장에서 양측 실무자들이 법적.제도적 합의내용을 의논하는등 적극적으로 나서면 시간이 더 단축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남측 대표단 일행은 당초 이날 오전 7시30분 서울 광화문 경복궁 주차장을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철도파업 여파로 예정보다 43분 늦은 오전 8시15분께 출발했다.
행사장까지 남측인사들을 수송할 버스가 월요일 오전 출근시간까지 겹치면서 도착이 늦어졌기 때문.
그러나 출발 후 시내를 벗어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 오전 9시5분께 파주 통일대교를 통과한 뒤 경의선 남북 연결도로 남측 구간을 이용해 도라산역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도착했다.
이어 간단한 수속을 마친 뒤 경의선 철도 노반 옆을 따라 이날 오전 9시45분께 휴전선을 통과해 10시5분께 북방한계선에 닿았다.
남측 일행은 곧바로 북측 출입국 관리요원들의 간단한 신분확인 절차를 거쳐 10시25분 행사장에 안착했다.
△경의선(철도) 북측 구간중 비무장지대~개성공단 인근까지 철로는 아직 완공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북측 구간중 상당 부분은 노반 공사만 돼있을 뿐 침목과 선로는 여전히 노반 주변에 흩어져 있는 모습이었다.
특히 선로가 깔려 있는 일부 구간도 자갈 등이 없는 상태여서 완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개성공단 착공현장은 남측의 대성리 마을과 마주보고 있는 개성시 판문군기정동의 서북쪽에 잇닿아 있는 지역으로 대부분 논으로 이뤄져 있으며 야산주변에 띄엄띄엄 주택들이 입지해 있었다.
특히 남북 연결도로와 경의선 철도가 공단 후보지 인근을 통과해 공단입주시 물류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착공식은 당초 개성공단 1단지 부지 초입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전날까지 장맛비가 쏟아진 탓에 침수돼 2㎞정도 떨어진 곳으로 옮겨 개최됐다.
착공식 장소는 개성공단 부지와 함께 인근 마을까지 훤히 보이는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참석자들은 전날까지 내리던 장맛비가 착공식날 그친 것을 두고 "하늘까지 돕는다"고 덕담을 주고받았다.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이 "장마가 왔다가 착공식에 맞춰 화창하게 갰다"면서 "개성공단도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종혁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토지공사가 워낙 치밀해 하늘과도 착공식행사 준비를 미리 이야기해둔 것 같다"고 화답했다.
△김윤규 사장은 이날 남측 대표단의 출발이 교통문제 때문에 늦어진 것과 관련해 "집에서 회사까지 가는데 1시간 30분이 걸린다"면서 "이곳까지는 차가 안막혀1시간밖에 안걸리니 사무실을 이리로 옮겨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30일 역사적인 착공식을 가진 개성공단 개발예정지는 당초 생각했던것 보다훨씬 가까웠다.
개성공단 후보지는 서울 북쪽 경계에서 약 70㎞, 남측 군사분계선에서 5㎞ 이내지척의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6.15 남북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연결공사가 한창힌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양측으로 끼고 있으며 얕은 구릉으로 둘러싸인 논부분이다.
△남측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현장에 도착, 미리 기다리고 있던 북측대표단 리종혁 단장(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30여분간 담소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김진호 토지공사 사장은 "공업지구개발과 관련한 하위규정을 마련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며 "이번 착공식을 계기로 착공까지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공사관련 직원들이 상주하면서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북측에 주문했다.
리 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고무적이다"고 짤막하게 답변.
김 사장은 이어 "우리는 분당,일산 등 수도권 신도시와 중국 톈진,선양 등 공업단지 건설경험이 많다"며 "성공적인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북측도 법적,제도적뒷받침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은 "개성공단 착공식에 각계 각층의 많은 분들이 참석해 줘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이번 개성공단 착공은 본격적인 남북경제 협력의 물꼬를 트는 역사적인 행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제도적,문화적 차이로 인해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서로 힘을합쳐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북측은 남측행사 참가자들에게 이례적으로 기념품 구입에 한화(남측화폐) 사용을 허용해 눈길을 끌었다.
개성공단 북측 사업장인 민경연 관계자는 이날 오찬이 마련된 개성시내 자남산여관에서 남측행사 관계자들을 위해 개성인삼 등 기념품 구입에 남측 돈을 사용해도 좋다고 밝혀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이에 대해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관광의 경우 현대아산이 직접 기념품장을 운영해 한화를 받고 있지만 북측이 운영하는 기념품 가게에서 한화를 받는 것은 파격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는 개성공업지구의 조속한 건설과 민족 공동번영 등을강조한 선전문구들이 선보였다.
'개성공업지구 건설을 하루빨리 다그치자',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민족공동의 번영을 이룩하자', '후대들에게 통일조국을 물려주자' 등의 문구는 북한내 다른지역과는 차별화된 모습이었다.
개성시내 중심가 주민들은 활기찬 얼굴로 거리를 오갔고 곳곳에서 분공장, 종이공장 등 각종 공장도 눈에 띄었다.
선죽교와 표충사, 자남산여관에는 관광상품을 파는 판매대도 설치돼 북한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당초 착공식 행사장은 경의선 봉동역 인근에 마련될 예정이었으나 이번 장마로 행사장이 침수될 우려가 커 급하게 경의선 남북연결도로로 변경됐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장마로 비가 계속 내려 지난 27일 선발대가 행사장 변경을 위해 현장에 파견됐다"며 "별다른 차질없이 착공식이 진행돼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의선 봉동역에는 지금도 승객들이 열차를 타고내린 플랫폼이 어렴풋이 남아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개성공단이 완공될 경우 봉동역이 공단인근(현 역사터의 남쪽)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는게 현대아산의 설명이다. [연합뉴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