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방송과 CNN방송 등 미 언론들은 이날 미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북한측의 이같은 발언을 크게 보도하면서 이것이 협상에서 뭔가를 얻어내기 위한 북한측의 허풍인지 아니면 북한이 정말 그런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북한 대표단장인 김영일 외무성 부상은 이날 6개국 대표들이 모두 모인 회담에서 이같이 선언하고 북한은 핵무기를 운반할 수단도 역시 갖고 있다고 밝혔다고 미언론들은 전했다. 핵무기 운반수단이란 북한이 여러차례 시험발사했던 미사일을 의미한다고 미 언론들은 풀이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북한이 1-2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왔으며 북한은 올해 여러차례 핵보유를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만일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공식 선언한다면 북한은 미국, 러시아, 중국,영국, 프랑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에 이어 핵무기 클럽에 가입하는 9번째 국가가 된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만일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다면 이것은 부시 대통령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CBS방송은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6자회담 전체회의에서 러시아와 일본이 미국 제안의 일부 긍정적인 요소들을 지적하려 하자 북한 대표들은 그들을 지명해 공격하면서 그들이 미국의 지시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대표는 김영일의 발언에 화가난 표정이 역력했으나 온건한 어조로 말했다고 전했다.

김영일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인 정책을 포기할 의도가 없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북한이 이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측의 이같은 발언으로 이날 전체회의가 갑자기 끝났으며 미국측 제임스 켈리 수석대표는 이날 전체회의가 끝난 직후 북한 대표단 보다 2시간 앞서 회담장을 떠났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CNN방송은 미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북한 대표단의 발언이 "진지하고 돌이킬 수 없는 발언인지 아니면 협박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 지를 보기 위해 모든 회담을 시작할 때마다 사용하는 과거의 패턴을 되풀이 하는 것인지가 문제"라고 보도했다.

지난 7월 일본의 한 신문은 일본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은 미국이 핵무기 해결을 위한 북한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핵실험을 실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행정부 관계자는 "(베이징에서) 우리에게 보낸 보고는 그들(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선언할 준비를 하고 있고 핵실험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내가 알기로는 그들은 우리 대표단이 보기에 약간 흥분된 방법으로 이같은 말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우리가 그들에게 적대적이기 때문에 이같은(핵보유국 선언.핵실험)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맥락의 얘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