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분양시장에 메가톤급 영향을 미칠 엄청난 시한폭탄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기 때문. 공공택지에만 적용돼온 분양가 상한제가 내년 9월부터 민간택지 아파트에까지 확대 시행되고, 토지임대부ㆍ환매조건부 분양방식 등을 통한 '반값 아파트'도 시범적으로 지어지는 등 내년 부동산시장엔 방향을 예측하기 힘든 초대형 재료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들 제도의 도입은 우리나라 주택정책에 '공개념' 요소가 가미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영향력의 크기는 예단키 어렵지만 수요와 공급, 시장자율에 따라 움직이는 민간 건설사로서는 어떤 형태로든 설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한제와 반값 아파트 시행으로 보다 싼 아파트를 분양 받기 위해 수요자들이 청약을 미룬다면, 내년 한 해 신규청약시장에는 매서운 한파가 불어 닥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컨설팅업체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당장 집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아파트가 나올 때까지 청약을 미룰 가능성이 크다"며 "환매조건부나 토지임대부 등을 통해 공급되는 반값 아파트는 일단 시범 사업이고 공급량도 얼마 되지 않겠지만 워낙 상징적 의미가 커 민간 신규분양 시장에 의외의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각종 시장 규제를 받아 올 한해 주택공급 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건설업계는 대형 시한폭탄들이 갑자기 불거짐에 따라 내년 사업계획을 대폭 수정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중소 건설사는 말할 것도 없고, 대형 건설사 역시 사정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시장이 침체되는 것보다 시장 자체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 더 문제"라며 "내년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표를 의식해 실현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치 않고 이런 저런 설익은 대책들을 흘려 시장에 혼선을 줌으로써 결국 불확실성만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견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와 반값 아파트가 시행되면 당장은 분양가를 낮출 수 있을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잃는 점이 더 많을 것"이라며 "가격제한 때문에 주택품질이 떨어지고 결국 민간업체의 공급이 줄어들 경우 오히려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