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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낮춘 재계…'개혁 칼날' 대응수위 고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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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재벌개혁에 대한 강도가 거세지면서 두산그룹대주주들이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무상소각키로 결정하는 등 재계가 바짝 몸을 낮추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검찰이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을 전격 구속한데 이어 손길승 회장에 대한 소환을 추진하는 등 수사의지를 늦추지 않고 있는데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재벌수사의 형평성을 강조, `불길'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되자 `개혁 칼날'을 피하려는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해 지고 있다.
두산의 전격적인 BW소각 결정이나 삼성, LG, SK 등이 대구지하철 참사사고에 거액의 성금을 제공한 데는 이런 `성의표시'의 성격도 섞여 있는 것으로 재계는 해석하고 있다.
특히 참여연대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SK 이외의 다른 대기업의 부당내부 거래및 배임, 편법증여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고 나서자 해당 기업들은 긴장속에 대책을 마련하면서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에 대한 삼성SDS BW 발행과 관련, 국세심판원이 증여세 부과가 정당하다는 결정을 내린 것을 놓고 이를 그대로 수용할지, 아니면 행정소송을 할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삼성의 이같은 움직임은 행정소송에 들어가면 차기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에 도전한다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고, 국세심판원의 결정을 그대로 수용하면 삼성에버랜드 CB(전환사채) 발행 등 민감한 사안까지 여파가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SDS BW에 대한 증여세 사안이 그 자체만으로 끝나는 것이라면 심판원의 결정을 수용하고 이미 낸 돈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삼성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수용하면 에버랜드 CB 발행을 비롯, 삼성SDS BW에 대한 헌법소원, 삼성종합화학 주식 저가처분 및 이천전기 인수 등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삼성전자CB 발행 등 나머지 사안들에서도 불리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삼성에버랜드 CB 발행과 관련, 참여연대는 24일 기자회견에서 이재용 상무가 이 회사 지분 31.9%를 확보할 수 있도록 사모 전환사채를 지난 96년 12월 겨우 96억원에 넘겨준 것은 배임혐의가 적용된다며 검사의 수사를 촉구하고 나서 파장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삼성내에서는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으려면 일단 삼성SDS BW에 대한증여세 문제에서 확실한 방화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소송을 할지 아니면 국세심판원의 결정을 받아들일지의 여부는 반반"이라면서 "국세심판원의 통보를 받은 후 신중히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삼성이 국세심판원의 통보를 받은 후 법이 허용하는 3개월간의 시간을 최대한 활용, 사태의 추이를 지켜 본 뒤 시한이 임박해서 행정소송 제기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최태원 SK㈜ 회장의 추가 사재출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워커힐 주식과 SK㈜ 주식간의 맞교환에 따른 부당이익 혐의가 확정되면 적지않은 벌금을 물게될 것으로 예상돼 사전에 사재출연을 하게 되면 정상참작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SK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추가로 사재를 출연할 계획은 없다"면서 "지난 일요일 비상회의에서 결정된 대로 사후 대처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LG석유화학 주식의 저가 매각 혐의로 소송이 제기된 LG는 법정에서 사리를 따지겠다며 법리공방에 대비하고 있다.
LG 관계자들은 "이번 사안 자체가 법적인 틀에서 논리적으로 따져야 하는 문제"라면서 "이 문제를 정서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주식 무상소각이나 사재출연 등의 `성의표시'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분식회계 혐의로 고발당한 한화도 "회계기준에 대한 해석상의 차이를 분식회계로 보는 것은 무리이며 지난해 3월 금융감독위원회의 제재를 받아 회계상 수정처리 했기 때문에 더 이상 문제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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