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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江南불패 신화' 되살아나"

- 같은 평수 3억차이,"빚내서라도 강남으로" -

1996년 서울 강북지역에서 33평 아파트를 1억4000만원에 구입했던 김모(40)씨는 최근 아파트를 1억8000만원에 팔고 밤잠을 설쳤다. 그가 강북에 아파트를 산 것은 녹지가 많고 당시 강남 아파트에 비해 가격도 3000만원이나 저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7년이 지난 뒤 3000만원이던 가격 차는 3억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김씨는 “한번 잘못 판단하는 바람에 평생 모아도 만지기 힘든 거액을 날렸다는 자책감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그는 실수를 만회하려고 ‘아파트 평수를 줄이고, 빚을 내서라도 강남으로 가겠다’고 결심했다.
무주택자는 물론 서울 강북이나 수도권 거주자들은 몇년 사이 수억원이 훌쩍 오른 강남 아파트 때문에 김씨 같은 심각한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빚내서 투자 =지금 서울 강남과 강북 간 집값 격차는 끔찍한 수준이다. 지난 98년 평당 759만원에 불과하던 강남구의 평당 아파트 가격이 최근 1822만원까지 치솟았다. 반면 도봉구는 397만원에서 599만원으로 오르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늦었지만 빚을 내서 강남에 투자하겠다는 수요도 갈수록 늘고 있다. 한모(39)씨의 경우 올 초 강동구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구입했다. 주위에서는 이미 오를 만큼 올랐으니 무리해서 사지 말라고 만류했지만 한씨는 1억원을 빚을 얻어 집을 샀다. 집을 산 지 두 달도 안 돼 집값은 2000만원 이상 올랐다.
최근 강남구에서 30평대가 7억원까지 치솟자 ‘앞으로 10억원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 돌면서 ‘묻지마 투자붐’까지 일고 있다. 서후석 명지전문대 교수는 “강북은 물론 지방에서도 빚을 내 강남에 집을 마련하겠다는 사람이 많다”며 “어느순간 버블이 꺼지면 하루아침에 빚더미에 올라 앉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등록일 : 2003-06-03 [12:28]	[뒤로] [인쇄] [기사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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