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북한 모란봉악단의 시범공연 영상을 로이터가 입수해 공개했다. 9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된 것이다.

공연은 지난 6일 평양 시내 한 극장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김일성 사망 18주년(8일) 기념행사의 일환.

공연은 파격적이었다. 무대에 오른 여성들의 노출의상은 과거 ‘날라리풍’이라며 금기시 되던 차림새였다. 무엇보다 ‘백설 공주’, ‘미녀와 야수’ 등 만화영화가 배경화면으로 흐르는 가운데 ‘적대국’ 미국을 상징하는 디즈니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해 무대를 휘젓는 모습은 놀라웠다. 북한에서 이뤄진 공연에서 디즈니 캐릭터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김 제1위원장은 공연을 끝까지 지켜본 후 환한 표정으로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를 두고 로이터는 “북한이 미국에 화해 제스처를 보내는 것으로 볼 수 도 있다”고 해석했다. AP도 “새 지도자 김정은이 글로벌 추세를 강조하면 북한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게 아니냐”고 보도했다. 

중국의 차이나 데일리도 미국의 디즈니 캐릭터가 새겨진 필통이나 책가방등이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많이 유입된 건 사실이지만 미국의 대표 캐릭터가 북한 지도부가 관람한 무대에 선보인 것이나 북한의 대표방송에 그대로 노출된 것은 처음이고 이례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