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전날(16일) 오후 1시20분쯤 서울 송파구 풍납동의 교차로에서 트럭 운전자가 자전거를 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트럭 운전자인 60대 남성 A씨는 당시 우회전을 하려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자전거를 치었고, 트럭의 우측 뒷바퀴가 자전거를 밟고 지나가면서 자전거 운전자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자전거 운전자가 바로 주석중 교수였다. 의료진 사이에서 ‘대체 불가능한 인재’라는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다. 주석중 교수는 그동안 급한 수술에 대비해 병원에서 10분 거리의 자택에서 살고 있었다고 한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주석중 교수는 국내 대동맥수술의 수준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린 ‘탁월하고 훌륭한’이라는 단어로 표현해낼 수 없는 인재 중의 인재”라며 “이런 인재는 대체가 불가능하다. 이 ‘탁월하고 훌륭한’이라는 표현으로 부족한 인재의 부재로 인해 누군가는 살아날 수 있는 소생의 기회를 잃게 될 것이다. 유능한 의사의 비극은 한 사람의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늘의 뜻이겠지만, 인간의 마음으로는 너무나 슬픈 일”이라고 했다.

실제로 주석중 교수는 지난 2020년 서울아산병원에서 대동맥질환 전담팀을 꾸려 대동맥 박리를 치료해온 결과, 수술 성공률을 약 98%까지 높였다는 연구성과를 발표한 바 있다. 대동맥 박리는 찢어진 대동맥이 파열될 우려로 초응급 수술이 필요하고 수술 자체도 고난도라 치료가 매우 어렵다.

주석중 교수에게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환자들도 일제히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상에서 추모글을 올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나를 살려주신 주치의 선생님이셨다”며 “지난 8일에 뵌 것이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 불안해하는 내게 수술 잘해줄 테니 걱정 말라며 안심시켜 주시고 응원해 주시던 분이셨다. 덕분에 아직 저는 살아있다. 감사합니다. 명복을 빕니다”라고 했다.

주석중 교수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은 “그냥 우직하고 착한 분이셨다. 그냥 밤낮 중환자 수술하고 일만 하다가 가셨다”고 했다.

이외에도 네티즌들은 “고귀하신 삶이었다. 너무나 안타깝고 정말 국가적 손실이다” “정말 ‘별이 지다’라는 표현이 딱 맞다” “너무 귀한 분이 안타깝게 돌아가셨다” “흉악한 의료현실을 견뎌내셨던 분”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