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속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 서로의 상처를 보듬겠다는 것이다. 엄동설한에 굴뚝이나 야외에서 농성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세월호 유족도 다독일 예정이다.

밀양과 청도의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15일 전국의 고통받는 사람들을 2박3일간 찾아가는 ‘72시간 송년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첫날엔 경북 구미의 스타케미컬(옛 한국합섬) 굴뚝 농성장을 찾았다. 회사의 일방적인 해고와 폐업에 맞서 차광호씨가 202일째 공장 굴뚝에 올라 ‘희망버스’도 다녀간 곳이다. 오후엔 강원도 홍천에서 골프장에 훼손될 환경을 지키겠다며 농성 중인 주민들을 만나 함께 송년회를 열었다.

순례길에 나선 주민 23명은 대부분 70~80대 노인들이다. ‘밀양 송전탑 대책위’의 이계삼 사무국장은 “72시간 송년회는 밀양과 청도의 오랜 싸움에 연대해 주었던 많은 노동자, 시민들에 대한 ‘할매·할배’들의 답례 인사”라고 전했다. 

주민들은 16일엔 정리해고 후 장기 농성이 벌어지고 있는 충북 영동의 유성기업 공장, 과천 코오롱 본사 앞 단식농성장,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을 찾고, 경기 안산의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서울 광화문에 있는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에서 용산참사 유가족, 기륭전자 노동자 등과 함께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합동 송년회’를 연다. 

주민들은 17일 한전의 신사옥 개청식이 열리는 전남 나주를 찾아 “송전탑 반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흘간의 순례를 마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