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1심 판결문에서 "증거에 반하는 주장, 진정한 반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은 기간 내 여러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지난해 12월 결심 공판에서는 "압도적 검찰권 행사 앞에 무력했다.하루하루가 생지옥 같았다"는 억울함을 표출했다.

"장학금 직접 요구 안 해" "딸 독립 생활"을 주장했지만 검찰은 2019년 12월 12개 혐의로 조 전 장관을 기소, 딸 조민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재학 당시 노환중 전 부산대의료원장에게 받은 600만 원 장학금을 뇌물수수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이에 조 전 장관은 장학금을 받은 사람은 딸이고, 그것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반론했다. "부모가 등록금을 공동 부담하므로 장학금 이익도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와 절반씩 귀속된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 측 손을 들어줬다. 

정 전 교수와 함께 아들의 대학교 온라인 시험 문제를 나눠 푼 혐의도 단호한 판단을 내렸다. 조 전 장관 측은 해당 시험이 '오픈북' 형식의 퀴즈에 불과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타인에게 대신 문제를 풀게 하거나 함께 푸는 것을 담당 교수가 승인하였다고 볼 수 없다"며 "학교 측 성적평가 업무의 적정성 내지 공정성이 방해됐다"고 선을 그었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 때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위 감찰을 무마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는데 이를 "감찰 중단이 아닌 종료"라며 완강히 부인했다. 의혹을 처음 폭로한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원을 "감찰 원칙을 어긴 사람"으로 깎아내리기도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지속적인 정치권의 부당한 청탁과 압력을 막아달라는 특감반의 요청에 눈감고 오히려 그 청탁에 따라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정상적으로 진행되던 감찰을 중단시켰다"고 꼬집었다. 정상적인 정무적 판단을 내렸다는 조 전 장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또한 재판부는 증거 배제 결정이 내려지며 검찰이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는 등 편파 논쟁이 일었던 동양대 강사휴게실 PC와 방배동 자택 PC 하드디스크의 증거 능력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