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한성공회 김성수 주교(84)는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아 “모든 일이 마음에서 우러나야 하는데 머리로만 생각하니까 세월호를 빨리 잊는 것”이라며 “절대 잊지 말고 꼭 기억해서 피해자 가족들을 계속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도둑놈 하나 못 잡나 했는데 죽었다고 하잖아요. 어떻게 믿으라는 건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하는 건지 허탈해요. 정치하는 양반들을 보면 우리가 언제 편했던 적이 있나 싶어요. 흠이 많고 모자라면 돌아볼 줄도 알아야 하는데 (국무총리·장관·국회의원 등) 뒤를 캐면 다 똥이잖아요.”
 
강화도 지적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인 ‘우리마을’에서 김성수 대한성공회 주교가 ‘촌장’ 모자를 쓰고 인터뷰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김 주교는 “정치를 해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면서도 “양심을 갖고 각자 의무를 다하면 소란도 없고 걱정도 없을 것”이라며 정치권에 일침을 가했다.

“7·30 재·보선에서는 제발 정책토론을 했으면 좋겠어요. 국회의원이 돼도 어차피 들통 날 텐데 개인 비방은 나중에 해도 되잖아요. 정치인들이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해 정말 크게 고민했으면 합니다.”

김 주교는 특히 “대통령은 여러 사람이 만들어준 대통령이니까 여러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한다”며 “반대했던 사람들이라도 (정책을 결정할 때) 안배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과 일본 양국에 반만년 끼어 살았는데 아직까지도 어중간하게 눈치만 보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정치인들이 앞장서 후세를 위한 외교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