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11년째 전남 해남군 옥천면 청신리 탑동마을 이장인 전재섭(67)씨. 서울에서 건축업을 하다 고향에 돌아온 전씨는 1997년 이장을 맡은 첫해 주민총회가 가구별로 공동경비를 분담하는 문제로 마찰을 빚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매달 10만원씩 나오는 이장수당을 모으기 시작했다.

전씨는 2003년 12월 7년 동안 모은 수당 1000만원과 출향인사 20여명이 보탠 희사금 1000만원 등 2000만원으로 논 1200평을 사들였다. 구입한 뒤에는 마을주민 32가구 64명을 대표한 이장, 개발위원장, 노인회장 등 6명의 공동명의로 등기해 동답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해마다 이를 임대해 나오는 수입인 200만원으로 마을 공동경비를 충당하고 있다.

전 이장은 마을경비 쓰임처에 대해 “정자나무 아래에 평상을 들이거나 진입로에 자란 잡풀을 베는 등 마을환경을 가꾸는 데 사용하고 연말이면 불우이웃돕기, 적십자회비 등에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