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47표, 소치 51표, 4표차로 8년간 끌어온 강원도 평창의 꿈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노무현 대통령까지 과테말라로 날아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을 다양한 수준에서 접촉하며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전달하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막판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퍼부은 러시아 소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 위원장은 현지시간 4일 오후 5시23분(한국시각 5일 오전8시23분) 콰테말라시내 인터콘티넨탈호텔 로블레홀에서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도시로 러시아 소치가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평창은 2차 투표 끝에 러시아 소치에 역전패했다.
2003년 프라하 총회 때의 악몽과 비슷하다. 프라하 총회 때 평창은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수 득표에 실패해 2차 투표까지 갔다가 캐나다 밴쿠버에 밀려 동계올림픽 유치의 꿈이 좌절됐다. 로게 위원장의 '소치' 선언 후 과테말라시티 홀리데이인 호텔 2층에 마련된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위 상황실에선 탄식이 흘러 나왔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들이었다.
<두 정상 각기 대조적인 득표활동을 펼쳤다.>
두 정상은 각기 걸어온 길이 대조적이다. 노대통령은 법조인재야운동가출신인데다 푸틴대통령은 러시아의 최고정보기관 KGB요원출신이다. 한때 한국의 부산에도 있었던 적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알프레트 구젠바워 오스트리아 총리는 4일 저녁(한국시간) 과테말리시티 국립극장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개막식에서 첫 3자 대면을 한 뒤 리셉션에서 치열하게 막판 득표경쟁을 벌였다.
노 대통령은 저녁 7시 3분 전에 개막식장에 도착해 먼저 와 있던 구젠바워 오스트리아 총리와 악수하며 인사했다. 노 대통령 부부는 개막식 후에 국립극장 앞에 마련된 야외 천막 리셉션장으로 이동해 윤광로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위 국제 사무총장 안내로 리셉션장을 한 바퀴 돌면서 IOC 위원들과 영어로 인사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리셉션장을 직접 돌면서 50명이 넘는 IOC 위원들과 일일이 인사하고 거의 20명에 가까운 IOC 위원들과 자세를 취해 사진을 찍었다"며 "거의 선거운동 하듯이 돌아다녔다"고 전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리셉션장 한 곳에 서 있고 유치위 관계자들이 IOC 위원들을 불러오면 인사하고 사진을 찍었다. 푸틴 대통령이 9시 25분에 리셉션장을 떠난 반면 노 대통령은 9시 48분까지 리셉션장을 돌며 마지막 남은 IOC 위원들과 인사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