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이고 예술적인 감각 '변양균'=
그의 미술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정평이 나 있었다. 기획예산처 장관 시절 그는 집무실에서 스케치북에 그림 그리기를 즐겨했고 장관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예술의 전당에서 여는 파격을 보이기도 했다.

기획 예산처의 튀는 로고도 그가 선택한 것이었다.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그의 집무실에는 미술품이 빼곡히 장식돼있었다.

그가 과천 문원동 청계산 자락의 2층 단독주택을 20년째 고집하고 있는 것도 예술가적 기질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는 예술가적인 창의력을 갖춘 관료였다.

그는 1949년 윤이상, 유치환 등 국보급 예술인을 많이 배출한 경남 통영에서 태어났다. 미대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당시 시대흐름 속에서 고려대에 진학했다. 이어 1973년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문제의 예일대에서는 1978년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주로 옛 경제기획원과 기획예산처에서 예산업무를 맡아왔다.

기획원에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2000년 당시 새천년민주당 정책실에 전문위원으로 파견근무에 나선 것이 그의 인생을 바꾼 첫 분기점이 됐다.

당시 이해찬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그를 눈여겨봤고 나중에 그가 예산처 장관에 입각할 때도 음양으로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치권에 얼굴이 알려지면서 그는 자연스럽게 노무현 대통령의 눈에도 띄게 됐다.

노 대통령은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그를 만나고는 "우리나라에 이런 공무원도 있구나"라며 탄복했다. 이순신 장군의 어머니 초계 변씨의 후손이라는 가문의 후광 때문인지 그는 원칙론자이기도 했다.

▲원칙론자 변양균, 노대통령의 '분신'=
신군부시절 초 사무관 신분으로 당시 보훈처의 군출신 취업특례 법제화에 반대하는 소신을 관철시켰고 기획예산처 예산총괄과장 시절에는 예산편성 문제로 청와대 경제수석에서 전화를 걸어 항의했을 정도로 소신 있는 관료였다.

이같은 캐릭터는 노무현 대통령과 상당부분 겹친다.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그가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자리 잡게 된 것도 어찌보면 자연스런 일이었다.

그가 청와대 정책실장에 오르기 전부터 그는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노 대통령과 지근거리에서 호흡하면서 노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노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 때문에 그는 대통령 앞에서도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 대통령이 그가 신정아 사건에 연루된 사실을 뒤늦게 안 11일, 긴급 기자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변 전 실장에 대해 "믿음을 무겁게 가지고 있던 사람에 대한 믿음이 무너졌다"고 통탄해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