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이 기사를 1면과 7면에 비중 있게 다루면서 한국인 피해자 김모 씨 등 6명은 카지노 업계 종사자로 한국 정치인들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 경우 한국 정계에 폭풍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2003년 숨진 강모 전 K대 교수가 전 대만 민진당 의원 린(林) 씨와 함께 푸유(福佑)건설회사를 차린 뒤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과의 친분 관계를 과시하며 김 씨 등에게 대만 고속철도 건설사업에 투자하라고 권유해 500만 달러(약 50억 원)를 받아냈다.

그러나 이 회사가 고속철도사업 입찰에 참여하지도 못한 채 부도를 내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자 피해자들이 사기를 당했다며 2003년 1월 주한 타이베이(臺北) 대표부를 통해 대만 검찰에 고소했고, 한 달 뒤 강 전 교수가 대만에서 숨져 사건의 전모가 베일에 가려지면서 수사에 차질을 빚어 왔다는 것.

강 전 교수는 대만 유학 시절부터 천 총통을 알고 지내 천 총통의 자서전을 번역하는 등 깊은 친분을 쌓아 왔으며 한국의 대표적인 ‘대만통’으로 알려져 왔다.

현지 언론 보도로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지만 정계 인사 관련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보도와 관련해 외교통상부 동북아2과 담당자는 1일 “피해자들이 외교부에 공식적으로 사건 접수를 하지 않았고 협조 요청도 없어 민간 피해에 대한 영사보호권을 발동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타이베이 주재 한국대표부 황승현(黃勝炫) 부대표는 1일 “보도가 나온 직후 대만 당국과 검찰에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지만 공식적인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며 아직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도 “주한 대만대표부 측이 대만 본국에 몇 차례 확인 요청을 한 결과 보도 내용이 상당히 과장되어 있다는 답신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타이베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