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부산 김해공항 상주 기관들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3일 오전 8시40분 김해발 김포행 대한항공 KE1104편에 술에 취한 상태로 탑승, 등받이를 뒤로 젖힌 채 비즈니스석(7A)에 앉아 있다가 승무원이 “(이륙 중 안전을 위해) 등받이를 세워달라”고 요청하자 수차례 폭언과 함께 고함을 질렀다. 승무원은 5번이나 같은 요청을 했지만, 박 회장은 따르지 않았다. 이에 승무원은 ‘승무원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법률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는 내용이 한국어·영어·일어로 적힌 경고장을 줬으나, 박 회장은 이것도 찢어버렸다. 

박 회장은 기장이 “계속 소란을 피우면 비행기에서 내리게 하겠다”는 경고 방송을 했으나 이도 따르지 않았다. 결국 기장이 비행기를 계류장으로 되돌려 박 회장을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리도록 조치했다. 이 비행기는 이 소동으로 활주로까지 나갔다 되돌아오면서 써 버린 항공유를 다시 채우기 위해 30여 분 더 공항에 머물다 원래 출발시간을 1시간 이상 넘긴 9시47분쯤 김해공항을 떠났다.

이로 인해 개인 일정에 차질을 빚은 일부 승객들이 항공사측에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 회장은 비행기에서 내린 뒤 의전실 직원 안내로 의전실에 들어가 2시간 가량 휴식한 후 낮 12시쯤 승용차편으로 공항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이 의전실 직원 안내를 받은 것은 그가 김해공항 홍보대사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기 안에서 소란이나 난동을 피워 피해를 준 승객에 대해서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조사한 뒤 벌금 등 조치를 내리도록 ‘항공 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에 규정돼 있다.

하지만 김해공항경찰대는 박 회장의 행패에 대한 조사를 전혀 벌이지 않았다. 경찰측은 “항공사측 신고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항공사측은 “박 회장이 의전실로 인계될 당시 경찰관이 배석해 상황을 파악했으므로 신고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다음날인 4일 오전 지역신문 등에 이 사건이 보도되자 경찰은 사건 발생 후 30시간 가까이 지난 4일 오후 3시쯤 이 사건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