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회창 후보 측이 생각하는 숫자 ‘12’ 얘기다. 유례 없이 많은 대통령 후보가 난립한 제17대 대선에서 이 후보는 가장 끝 번호인 기호 12번을 배정받았다.

공교롭게도 출마 전 충무공 이순신의 ‘아직도 12척의 배가 있습니다’라는 말을 빌려 출마를 암시했던 이 후보의 말과 기호 12번이 딱 맞아 떨어졌다.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해 출마가 유력시 됐던 국민선택의 장성민 후보나 무소속 강운태 후보 중 한 명이라도 등록을 했더라면 12번 이후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달 7일 출마선언 당시 5개팀으로 출발한 선대위는 현재 12개팀으로 늘어 매일 오전 전략회의에는 12명의 팀장들이 그날 그날 캠프의 진로를 결정한다. 이를 두고 캠프 측은 12척의 배와 12명의 팀장을 오버래핑 시키기도 한다.

검찰의 ‘BBK 무혐의’ 수사결과 발표 후에는 국면전환을 위해 대선 ‘D-12’인 7일을 택일해 아산 현충사에서 대선 완주 및 필승 각오를 다지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후보와 기호 5번의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단일화를 했을 때는 두 후보의 번호를 합친 17이 제17대 대통령 선거의 승리를 뜻한다고 그럴 듯한 해석도 달았다.

또 다른 12와 인연은 앞서 지난달 26일 전국 연락소장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남대문로 단암빌딩에서 열린 필승결의대회.

행사 이틀 전까지도 500여명이 들어갈 만한 장소를 물색 못해 발을 동동 굴렀지만 바로 전날 빌딩 12층이 통째로 비게돼 무사히 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캠프에서는 12가 상서로운 숫자가 아니냐며 나름대로 기대를 거는 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