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문 잠금장치를 용접하다 불길이 튀면서 순식간에 내부로 옮겨붙어 대피로가 확보되지 못한 탓도 있지만 성인오락실의 밀실구조 때문에 인명피해가 컸다는 지적이다.

26일 오후 불이 난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상가건물 3층의 성인오락실은 115㎡ 규모로 하루전인 25일부터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서에 제출된 상가 평면도에는 용도가 PC방으로 돼 있다.

주변 모텔 투숙객들은 "한달 전까지 PC방이 있었는 데 사흘전에 간단한 내부공사를 하더니 새벽에 오락기를 비밀리에 실어 날랐다"고 말했다.

오락실 안에는 46대의 성인오락기가 빽빽이 들어차 있었으며 창문은 석고보드로 모두 가려져 있어 외부에서는 건물용도 조차 파악할 수 없었다.

게다가 경찰단속을 피하려는 듯 출입문은 2중으로 돼 있는 데 10㎜ 두께의 불투명유리문 앞에 1.5ｍ 간격을 두고 철문(가로 1.2ｍ, 세로 2.2ｍ)이 설치돼 있었다.

이날 화재는 용접공이 철문 잠금장치를 용접하다 불티가 유리문과 철문 사이에 쌓아둔 현수막 등 쓰레기에 튄 뒤 목재와 스티로폼으로 마감된 천장에 옮겨붙으며 순식간에 번진 것으로 조사됐다.

환기시설도 환풍기 1대(가로 30㎝, 세로 30㎝)가 전부여서 유독가스는 그대로 오락실 내부에 가득 찰 수 밖에 없었다.

용접공은 자체진화를 하다 여의치 않자 현장을 벗어났으며, 사망자 가운데 1명은 종업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투명유리 탓에 6명 모두 화재발생 사실 조차 모른 채 비상구도 마련되지 않은 오락실 내부에서 속수무책으로 화를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