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전화를 하자 한 남성이 금감원 과장이라고 전화를 받았고, "계좌에서 돈이 새고 있다. 빨리 조치해야 한다"는 말에 A씨는 다급히 비밀 번호 등 개인정보를 알려줬다.

이는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로 지능화·교묘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례이다. 관계기관이 줄대책을 내놓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범죄를 '원천봉쇄'하기 위해서는 '대포통장'을 사전에 걸러내는 게 필수라고 권고하고 있다.

22일 금감원에 따르면 정상거래 통장과 보이스피싱 의심 통장은 돈 흐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정상 거래 통장은 급여 입출금, 카드대금 결제, 세금 납부 등 정기적인 돈의 흐름을 보이지만 대포통장은 이런 흐름이 없고, 비정기적으로 거액이 입출금되는 경향을 띤다.

이런 계좌들은 은행 등 각 금융기관에 의해 의심 계좌로 등록돼 상시 모니터링 대상이 된다. 동시에 다른 금융기관에도 실시간으로 통보된다.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은행 등이 돌연 계좌 지급정지를 시킬 때다. 사기를 쳐서 피해자들로부터 대포통장으로 돈을 입금받았지만, 이를 찾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 되기 때문.

따라서 범죄자 대부분은 1만원 정도의 소액을 대포통장에 한두 차례 입금해보는 수법으로 지급정지 여부를 테스트한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