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일상생활의 호칭·지칭어, 경어법은 1992년 마련된 국어연구원의 ‘표준 화법 해설’에 따랐다. 여기에는 어릴 때만 ‘아빠’ ‘엄마’ 호칭을 사용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이 20년 만에 보완해 13일 발표한 ‘표준 언어 예절’은 전통 규범을 존중하면서도 변화된 현실을 대폭 수용했다. 보편적으로 쓰이는 언어 습관을 상당 부분 인정한 것이 특징이다. 장성한 뒤에도 격식을 갖추지 않는 상황에서는 부모를 ‘아빠’ ‘엄마’로 부를 수 있게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여동생의 남편을 호칭하거나 지칭할 때는 ‘○서방’과 함께 남성일 경우 ‘매부’와 ‘매제’를, 여성일 경우에는 ‘제부’를 쓸 수 있도록 했다. 남편 누나의 남편을 호칭하거나 지칭할 때는 ‘아주버님’ 혹은 ‘서방님’을 쓸 수 있다고 했던 것을 ‘아주버님’만 쓰도록 했다. 남편의 형을 지칭하는 말로 ‘시숙(媤叔)’을 추가했고, 아내 오빠의 아내 혹은 아내 남동생의 아내를 지칭하는 말도 ‘처남의 댁’만 표준이었지만 ‘처남댁’도 가능하다고 규정했다.

경어법도 다소 손질했다. 직장에서도 이제는 직급에 관계없이 ‘-시-’를 붙여 존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김 대리 거래처에 가셨습니까?’라는 식이다. 또한 불필요한 공대라 해서 틀린 사용법이라 봤던 ‘축하드립니다’는 더욱 높임을 나타냄을 분명히 드러내는 말로서 쓸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