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부터 부쩍 늘어나기 시작한 특수 작물은 밀양 농민들의 희망이었다. 밀양의 깻잎은 서울 가락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고 고추, 딸기. 수박 등 모든 생물이 밀양에서 재배되어 전국으로 유통되고 특히 얼음골 사과는 전국에 그 명성을 떨쳤다.

감, 배, 포도 또한 고소득을 올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햇볕에 잔뜩 그을린 구릿빛 얼굴 입가에 주름진 미소만큼 이나 한 해 농사 잘되면 그것으로 만족을 느낀다.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고 편하게 살날이 없고 어엿한 집 한 채 마련하지 못했지만 요즘은 다들 너도나도 좋은 음식 먹고 큰 평수 아파트에 잘사는 사람들이 부쩍 눈에 뛴다.

생활은 향상되었으나 도덕성은 결여되고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지금도 밑바닥을 헤매고 있는 주변이 많다. 요즘 한두 사람 모여 소주 한잔 나눠 마시며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하나같은 것이 있다. 
- 세금 때문에 못살겠다.
- 기름 값 비싸서 못살겠다.
- 밀양에서는 해 볼만 한 게 없다.
- 물가 비싸서 부산, 대구 가서 물건 산다.
- 장사하러 밀양 왔다 텃세 때문에 도로 간다.
- 땅 사서 공장 지으려고 하면 무슨 제제가 그리 많은지, 만만치 않다. 
- 당나귀 귀 빼고 뭐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다면서 한마디씩 거든다.

화물업계도 마찬가지라서 고유가로 인해 장거리 운행을 꺼린다. 남는 것은 골병뿐이라는 것이다. 부산을 왕복하면 150km로 보았을 때 (연비1리터에 7~8km 주행)
150/8=18.75리터 소요(연료량) 18.75*1400원=26250원 ± a 부산대구신고속도로 사용료 왕복 양10,000원 ± a 총 드는 비용 36,250원인데 부산 대구 평균 운임이 80,000원 선이다. 차량 감가상각을 따지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다.

유가 보조금이 조금 나와서 다행이긴 하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몇 일만에 배차를 한번 받을지 모르는 판국에 죽을 맛들이다. 장거리 가면 갈수록 연료비는 많이 들고 운임은 거리에 비해 내려가니 어쩌겠는가? 

시내에서 생물을 용차(밭에 있는 물건을 큰 차에 옮기는 역할)하는 차량은 힘이 들지만 장거리 가는 것 보다는 낫다. 그것도 젊어야 하지 힘없으면 못한다. 1t 용달화물 차량이 1997년 7월 1일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기존 60여 대의 용달 화물 차량은 바닥으로 추락되고 200대가 넘게 불어나다보니 기업도 없는 밀양바닥에 제살 뜯어 먹기에 바빴다. 영업이 잘 안되니까 시청에 반납하는 사례가 생기고 지금은 150여 대가 영업용 번호판을 달고 있는 실정이다. 더 이상의 신고제는 없어야 한다. 

돈벌이가 안 되는 그 와중에도 자가용 불법 영업 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신고제 때 영업용으로 바꿔서 운행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더니 자가용으로 부활시켜 불법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은 참 딱한 노릇이다. 

밀양시지부 화물용달은 각종 이삿짐과 기업화물 청과물 등에 대한 문의 또는 의문을 해소해 하면서 시민과 함께 한다. 새벽안개를 헤치며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서울 가락동 시장에 짐을 풀고 양재도 한국 트럭 터미널에 들어서면 그야말로 장관이다. 

서울에서 지방으로 내려가는 물류 수송인들이 피곤에 지쳐 자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빨리 배차를 받아서 내려가야겠다는 사람, 화물이 많이 나오지 않는 날은 힘이 들더라도 먼 곳까지 가서 짐을 차고가야 한다. 

문산, 파주, 남양주 등 한강대교를 건너 북쪽으로 한번 갔다가 다시 양재동까지 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거의 밀양 내려오는 시간과 맞먹을 때도 있다. 집에 식구들 생각하면 그래도 문제될 것이 없다. 밀양에도 기업이 많아서 짐을 많이 수송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일 을 할 수 있는 리더들이 많이 나서야하겠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밀양이 이제 땅이 식어 특작도 소출이 나지 않아 다른 모습으로 변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실정에 다 달았다. 밀양은 자연 환경이 뒷받침 되어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리라고 본다. 일하면서 밀양에서 잘 살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